김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1년 처음 선보인 뒤 매년 내고 있는 ‘교육의 정석’이라는 보고서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명성을 얻었다. 증권사 고객들을 위해 만든 이 보고서가 입소문을 타면서 ‘보고서를 구해줄 수 없냐’는 학부모들의 요청이 이어졌다. 그는 최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책으로 펴냈다.
‘교육의 정석’은 입시 정책과 고입·대입 모집 전형을 정리·분석한 책이다.
애널리스트다운 날카로운 분석과, 복잡한 각종 모집 전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김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만들고, 책을 출간한 것은 입시 학원들의 입시 설명회가 가진 편협함 때문이다.
수많은 입시설명회를 다녔지만, 어디든 주최자의 입장에서 편집된 정보만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수능 중심 학원은 정시 위주로, 내신 중심 학원은 학생부전형 등을 중점으로 설명해 학부모 입장에서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것. 김 애널리스트는 있는 그대로, 큰 그림의 입시 전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입시 상담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요. 부모와 아이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면 부모들은 아이의 단점을 주로 말해요. 학교 생활은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안 나온다, 공부를 못하는 건 아닌데 특별히 잘하는 게 없다는 식이죠. 성적이 중요하다는 학원의 설명회를 다녀오면 아이의 부족한 성적만 보이고, 특기·적성이 중요하다는 학원 설명회를 다녀오면 뚜렷하게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아이가 한심해보이죠. 하지만 아이가 잘하는 부분에 특화할 수 있는 전형이 있어요. 여기에 집중해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지만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아이라면 학생부교과전형, 성적은 별로지만 꿈이 확고한 아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을 잘 본다면 정시 등 장점에 따른 전형을 미리 선택해 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입시 전형은 항상 바뀌죠. 하지만 방향은 있어요. 어설프게 한쪽의 이야기만 들을 것이 아니라 큰 그림에서 살펴보면 아이의 장점이 보여요. 장점을 찾으면 부모도 아이도 마음이 편해지고 아이가 기특해 보여요. 억지로 아이를 바꿀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장점을 살려 키워주는 거죠.”
이번 보고서에서는 ‘체대 입시 방법’이 포함됐다. 예체능은 일부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위한 전공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특별부록이다. 하지만 김 애널리스트의 생각은 다르다.
“남학생 부모들을 만나면 체대 갈 정도 실력은 안되면서 운동만 하고 다녀 매번 싸운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물론 모든 체육 전공자가 박지성이 될 순 없어요. 하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길이 많아요. 경영을 복수전공 해 에이전시에서 일할 수도 있죠.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우리 시대와는 달라요. 다양한 길이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는 다양해진 입시 전형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복잡하고 어렵다는 민원이 많다. 김 애널리스트는 소통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입시 전형을 보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하소연을 많이 하세요. 사실 학교마다 정해진 유형이 있어요. 문제는 통일되지 않은 용어 때문에 다 다른 전형으로 보이는 거죠. 교육부가 큰 틀에서 전형별 용어라도 같게 해 준다면 복잡하다는 불만은 피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