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 정부가 ‘멍석’을 깔아주고 양국 기업인들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유도함으로써 한·영 교역·투자 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두 배인 200억 달러와 450억 달러로 각각 늘린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사업 환경을 조성하고 민간이 교류하도록 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선진국향(向) 세일즈 외교의 기본이다.
◇ 경제인 교류 활성화로 교역·투자 증대
박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첫 일정으로 랭캐스터하우스에서 열린 글로벌 CEO 포럼 및 JETCO 개막 전체회의에 참석, 양국 경제인들의 활발한 교류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한국 측 인사 100여명과 로드 그린 영국 무역투자국무상, 밥 더들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회장 등 영국 정부 및 기업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글로벌 CEO 포럼과 JETCO는 별도의 회의체지만, 이번 박 대통령의 방영을 계기로 교류 협력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열렸다. 앞으로 회의는 18개월마다 양국이 벌갈아가며 정례적으로 개최된다.
박 대통령과 캐머런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교역·투자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러한 내용은 정상선언문에도 언급됐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러한 성과에 대해 “무역액과 투자액을 지금보다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 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교류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CEO 포럼을 정례화하고 JETCO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차원에서다”라고 설명했다.
◇ 원전·에너지 세일즈외교 토대 마련
박 대통령의 국빈방영을 계기로 원자력발전소, 에너지기술, 인프라 등의 협력이 크게 강화될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은 또 다른 성과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대중교통 인프라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고, 우리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다. 10억 파운드(약 1조6000억 원) 규모인 이 사업에는 현재 LG CNS가 1차 사전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에너지기술평가관리원과 영국 옥스퍼드대의 에너지 기술협력 MOU를 통해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에너지저장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또 포스텍과 영국 임페리얼대는 수소연료전지 분야 공동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대, 뉴캐슬대와 각각 MOU를 체결하고 해양플랜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고급 석·박사 인력 양성을 추진키로 했다.
◇ 코트라, 세일즈 외교 측면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박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맞춰 한류 비즈니스 확산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코트라는 런던에서 한류 상품 박람회를 열고 정보기술(IT), 패션, 문화콘텐츠, 디자인 관련 한국 기업 50개사와 유럽 바이어 270개사 간 1대1 매칭 상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뽀로로’를 제작한 아이코닉스는 핀란드 공중파 방송사 MTV3와 3만5000 달러 규모 현장 계약을 체결했다. ‘마시마로’ 등의 캐릭터를 유통하는 필벅은 프랑스 애니메이션 업체인 밀리마지와 공동제작 계약을 맺었다.
코트라는 또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의 런던 내 매장 49곳에 한국식품관을 설치해 국내 식품업체들의 영국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