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주가 20년 연속으로 미국 최고 갑부자리를 유지했다.
또 주식시장 랠리 덕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한 해 가장 많은 재산을 불리며 2위 자리를 탈환했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주 겸 CEO도 주가 회복에 20위권으로 복귀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가 집계,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내 400대 갑부 순위에 따르면 게이츠 창업주는 현재 순자산이 720억달러(약 77조8300억원)에 이르러 1위 자리를 지켰다.
20년째 미국내 최고 부자로 기록된 게이츠는 앞서 지난 5월에는 MS사의 주가 상승 덕에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res Index)’에서도 멕시코 통신재벌인 카를로스 슬림을 제치고 세계 1위 갑부를 되찾았다.
게이츠의 뒤를 이어 버핏 CEO는 585억달러의 순자산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특히 지난 한 해동안 순자산을 무려 125억달러나 늘리며 400대 갑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자산 증식 기록을 세웠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 창업주는 410억달러로 3위를 기록했고, 에너지 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찰스 코크와 데이빗 코크 형제가 각각 360억달러의 순자산으로 4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세계 최대규모의 소매업체인 월마트 창업주인 샘 월튼의 며느리인 크리스티 월튼과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짐 월튼, 막내 딸인 앨리스 월튼, 장남 롭슨 월튼 등 월튼 일가가 6위부터 9위까지 330억달러대의 자산으로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310억달러의 자산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이후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저커버그 CEO는 최근 주가 반등 덕에 96억달러의 자산을 늘리며 다시 20위내로 진입했다. 또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도 18위를 기록하며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0위내에 들어섰다.
자산규모로 버핏 CEO가 가장 많은 증가를 기록한 반면 전사적 자원관리(ERP) 업체인 워크데이의 데이빗 더필드 CEO는 64억달러의 순자산을 기록해 한 해동안 무려 40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하며 단연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패스트 패션 브랜드인 포에버 21의 공동 창업주인 재미동포 장도원·장진숙씨 부부는 50억달러로 공동 90위에 올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미국의 400대 갑부들이 보유한 순자산 총액은 2조2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이들의 자산 총액은 1년새 3000억달러 증가했다. 또 400명의 1인당 평균 순자산도 50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