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이틀째 주춤..日성장부진+재료공백

이정훈 기자I 2013.08.13 05:04:27

나스닥지수만 강보합권..다우-S&P지수 부진
유틸리티주 약세..블랙베리 약 11% 폭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주춤거리며 숨고르기 양상을 이어갔다. 일본의 2분기 경제 성장률 부진 소식과 재료 공백에 따른 모멘텀 부족이 시장 활력을 떨어뜨렸다.

1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5.60포인트, 0.04% 하락한 1만5419.91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95포인트, 0.12% 내려간 1689.47을 기록했다. 다만 나스닥지수만 홀로 전거래일보다 9.84포인트, 0.27% 오른 3669.95를 기록했다.

개장전 발표된 일본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에 못미친 것이 시장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또 독일 분데스방크가 내년초 그리스가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는 것도 부담이 됐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까지 상존해 있는 만큼 차익 매물도 우위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2분기 유로존 GDP 성장률 발표를 이틀 앞둔 가운데 시장에서는 0.2% 성장이라는 우호적 결과를 전망하고 있고 이날 공개된 그리스의 2분기 성장률도 전년동기대비 4.6% 후퇴했지만 시장 전망보다는 양호해 다소 위안이 됐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유틸리티주가 부진했던 반면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강했다.

캐나다 대표 기업인 블랙베리가 매각을 비롯한 전략적 제휴, 파트너십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11%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애플도 다음달 10일에 새로운 차세대 아이폰을 공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2.84% 올랐다.

악기 제조업체인 스테인웨이도 한 투자기관으로부터 콜버그보다 좋은 인수조건을 제안받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9% 이상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모터스는 에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를 30분에 주파할 수 있는 하이퍼루프 운송시스템에 대해 발표했지만, 라자드캐피탈로부터 투자의견 강등을 당한 탓에 오히려 주가가 4% 가까이 하락하고 말았다. 제너럴모터스(GM)도 한국에서의 철수 가능성으로 인해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 美 7월 재정적자 확대..누적적자는 38%나 개선

지난달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전월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보다는 양호했고, 올 회계연도 누적으로는 여전히 적자 개선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지난 7월중 미국 정부의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전년동월의 696억달러보다 40% 증가한 97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960억달러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정부의 재정지출은 2976억달러였던 반면 세수는 2000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시작된 올 회계연도 10개월간 누적 재정수지 적자규모는 총 6074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9738억달러에 비해 38%나 줄었다. 세수가 14%나 늘어난 반면 세출은 연방정부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로 인해 오히려 3% 줄어든 덕이었다. 특히 이 기간중 세수규모는 2조29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페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국책 모기지 기관으로부터의 배당금 지급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다음달 30일에 끝나는 올 회계연도 누적 재정수지 적자규모는 7590억달러로, 최근 5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1조달러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 머독 돌푸드 회장, 1.3조원에 회사 지분전량 인수

미국의 대표적인 과일 및 야채 생산업체인 돌푸드(Dole Food)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빗 H. 머독이 총 12억달러(1조3370억원)에 회사 전체 지분을 인수했다.

지난 6월 주당 12달러, 총 15억달러에 회사 전체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던 머독 회장은 이날 인수 제안가격을 1.50달러 인상한 13.50달러에 잔여 지분 전체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첫 인수 제안 당시 주가에 32%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현재 40%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한 머독 회장은 이번 인수를 위해 총 12억달러의 현금을 투입하게 된다. 특히 떠안게 될 부채 추정액을 합칠 경우 인수 총액은 16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돌푸드는 지난 6월 머독 회장의 제안에 이사회내에 독립 이사들로 꾸려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를 검토해왔다. 또 최근 지속적인 실적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5월에 사업구조를 전략적으로 재검토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 일환으로 패키지 식품과 아시아 신선식품 사업을 16억9000만달러에 일본 이토추상사에 매각했다.

또한 회사측은 필요할 경우 회사를 하나 또는 둘 이상으로 나누거나 일부 사업을 분사시키는 방안,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거나 매각하는 방안 등을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 월가 전문가 셋중 둘 “양적완화 9월부터 축소”

월 스트리트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9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블루칩이코노믹 인디케이터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가 이코노미스트 3명 가운데 2명이 9월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전망한 가운데 9%가 10월에 축소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네 명중 한 명 꼴인 26%는 “올 연말까지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내년초 축소를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전체 전문가들 가운데 무려 81%는 연준의 이같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내년 여름이 끝나기 전에는 종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36%가 “오는 2015년 2분기”를 지목한 가운데 30%는 “2015년 3분기”를 첫 금리 인상 시기로 점쳤다. 반면 가장 이른 “내년 3분기”를 인상 시기로 지목한 전문가는 2%에 불과했고, 가장 낮은 “2015년 4분기 또는 그 이후”를 꼽은 전문가도 8%로 적었다.

◇ ‘스마트폰 경쟁 뒤진’ 블랙베리 “매각 등 대안마련”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쳐지며 실적 악화와 주가 급락을 경험하고 있는 캐나다 대표 기업인 블랙베리가 결국 회사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생존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블랙베리는 이날 회사 이사회 내에 특별위원회에 구성해 이같은 다양한 전략적 방안들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가 재정 자문을, 스케이든과 아프스, 슬레이트, 미거앤플롬, 로리스 등이 법률 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토스텐 하인즈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바바라 스타이미스트, 리처드 린치, 버트 노드버그, 티모시 데이텔스 등이 이 특별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재 블랙베리의 최대주주인 페어팩스파이낸셜 CEO인 프렘 왓사 이사는 이해 상충을 우려해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될 데이텔스 이사는 “우리 기술의 중요성과 강점은 물론 진화하는 산업과 경쟁적인 환경 등을 감안할 때 지금이야말로 전략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블랙베리측은 “이 특별위원회는 조인트 벤처 설립과 파트너십 구축은 물론 회사 자체 매각까지 포함한 방안들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만큼 회사 상황이 1년새 더 어려워졌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블랙베리는 지난해 새로운 운영체제(OS)인 ‘블랙베리10’을 선보인데 이어 올 1월에는 이를 탑재한 전략폰인 ‘Z10’를 출시하며 턴어라운드를 노렸지만, 지난 2분기 판매량은 시장 전망치에 100만대 가까이 못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블랙베리 주가는 올들어 지금까지 20% 가까이 급락하고 있고 이로 인해 증시에서의 시가총액도 48억달러 수준으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 2008년 840억달러의 20분의 1에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 獨 분데스방크 “내년초 그리스에 추가 구제금융”

그리스가 내년초에 추가적인 구제금융 자금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는 것으로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가 이를 부정하긴 했지만,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이날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분데스방크는 최근 내부 보고서를 통해 내년초에 그리스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그리스에 대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과 관련된 리스크가 매우 높다”고 지적하며 “일단 오는 9월 독일에서 총선이 마무리되고 나면 내년초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그리스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고 점쳤다.

총 1000억유로에 이르는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받고 있는 그리스는 약속보다 더딘 경제 구조개혁으로 인해 이달과 다음달 총 59억유로와 오는 10월의 10억유로 등 세부적인 집행분에 대해 별도 승인을 받아 연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분데스방크 보고서에 대해 독일 정부는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그리스가 내년초 추가적인 구제금융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 자체를 부인했다. 마르틴 코트하우스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분데스방크 내부 보고서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가장 최근 지원 자금이 집행된지 이제 13일 지난 상황에서 내년에 벌어질 일을 지금 전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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