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세..`지표 부진탓` 랠리 주춤

이정훈 기자I 2013.01.12 06:08:57

다우-나스닥 소폭상승..S&P500지수만 약보합
금융-소재주 부진..베스트바이 16% 급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상승 후 혼조세로 주춤했다. 중국과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금융주 중 첫 실적 발표에 나선 웰스파고 역시 호재가 되지 못했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7.21포인트, 0.13% 상승한 1만3488.43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3.88포인트, 0.12% 뛴 3125.63을 기록했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만 전일보다 0.07포인트, 0% 하락한 1472.05에 머물렀다. 그러나 3대 지수 모두 주간으로는 2주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개장전 발표된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향후 통화부양을 위한 정책 여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미국 경제지표도 다소 부정적이었다. 11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예상외로 확대됐고 대독일 적자액은 사상 최대치였다. 수입물가가 소폭 하락한 것은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번 4분기 어닝시즌에서 은행들 가운데 첫 실적을 공개한 미국 최대 모기지대출 취급은행인 웰스파고가 모기지 리파이낸싱 호조를 등에 업고 양호한 실적을 공개했지만, 순이자마진(NIM)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다만 장 막판 발표된 지난해 12월 연방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최근 5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까지 개선된 것이 지수 하락폭을 제한시켰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금융주와 소재주가 부진했던 반면 기술주는 소폭 상승했다. 실적 발표에 나선 웰스파고는 1%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다음주 실적 발표에 나서는 JP모간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이 대체로 약세를 기록했다.

또한 소매업체인 JC페니 역시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우려감과 UBS의 ‘매도’ 의견으로 인해 4.65%나 추락하고 말았다.

반면 최근 중국 매출 감소 탓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얌브랜즈는 번스타인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1% 가까이 반등했다. 베스트 바이는 홀리데이 시즌에 전년대비 보합 수준의 동일점포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16% 이상 급등했다.

쉐브론은 4분기 이익이 예상보다 견조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1%대의 상승률을 보인 반면 보잉은 미국 당국이 787 드림라이너에 대해 전면적인 시스템 재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2.5%나 하락했다.

◇ 포드 “올해 정규직 2200명 신규채용”..12년래 최대

미국 자동차산업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2위 브랜드인 포드자동차가 올해 정규직으로 22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이는 12년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해 월급여를 받는 정규직과 시간급을 받는 근로자 등을 합쳐 총 8100명 정도를 신규 채용했던 포드는 이날 “올해에는 정규직으로 2200명을 더 뽑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3300명 채용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포드의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13% 증가한 1450만대에 이르렀다. 이는 5년만에 최대 규모였고, 이 덕에 회사는 전날 분기 배당을 두 배로 확대하기로 발표하기도 했다.

조 힌리치스 포드 미주대표는 “올해가 또다른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흥분돼 있다”며 “신규 채용 확대는 훌륭한 신차를 도입하고 새로운 제품 생산 속도를 높이는데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드는 지난해 전면적으로 디모델링한 패밀리 세단 ‘퓨전’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이스케이프’를 내놓으며 인기를 주도한 바 있다. 올해에는 고급차에 속하는 ‘링컨 MKZ’ 세단이 새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포드는 지난해 첫 9개월간 북미에서만 세전이익으로 64억7000만달러를 벌어 들였다. 통상 5% 정도면 높은 수준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익 마진은 무려 11.2%에 이르렀다.

◇ 플로서 총재 “연준 부양책, 인플레-가계부채 악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사상 최대수준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가계 부채 감축노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플로서 총재는 이날 뉴저지 서머셋에서의 강연에서 “경제를 부양시키기 위해 연준이 사상 최대규모로 쏟아붓고 있는 정책들은 경제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대신 이같은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의 부양책으로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가계들이 금융위기 이전에 키워놓은 부채를 감축하는 디레버리징 노력을 약화시키는 유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로서 총재는 “저금리는 저축 생활자들의 이익을 줄이는 면이 있는 반면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새로운 위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역할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는 물가 상승만 야기하며 앞으로 연준의 신뢰도를 망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성장률이 올해 3% 수준까지 반등할 것이며 실업률은 연말쯤이면 7% 언저리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고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완만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면서도 “4년간 지속되고 있는 연준의 이례적인 부양기조로 인해 중기,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美 무역적자, 큰폭 악화..對독일 적자 ‘사상최대’

지난해 11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액이 크게 늘어났다. 홀리데이 시즌을 앞두고 소비재 수입이 늘어났고 허리케인 ‘샌디’ 이후 해외 자동차 수입도 늘어난 탓이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해 11월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48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413억달러를 크게 넘어선 것은 물론 10월의 420억6000만달러보다 악화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4월 이후 7개월만에 적자폭은 가장 컸다. 다만 10월 적자규모는 종전 422억4000만달러에서 소폭 하향 조정됐다.

이 기간중 원유 수입단가가 배럴당 97.45달러로, 앞선 10월의 99.75달러보다 하락했지만, 소비재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 무역수지 적자 확대에 기여했다. 전체 수입액은 3.8% 늘어나며 지난 10월의 2.1% 감소에서 증가로 급선회했다. 물론 이 기간중 수출도 10월의 3.5% 감소에서 1.0% 증가로 돌아서긴 했지만, 수입 증가세에는 못미쳤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 적자는 657억1000만달러에 이르렀고 서비스업 수지 흑자규모는 169억8000만달러에 머물렀다. 국가별로는 독일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액이 62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유럽연합(EU)에 대한 적자액도 122억달러로 지난 2007년 10월 이후 5년 1개월만에 가장 컸다. 대중국 적자액은 290억달러로, 10월의 295억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 웰스파고, 4Q 순익 ‘사상최대’..모기지 호조덕

미국 최대 모기지대출 취급은행인 웰스파고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모기지 리파이낸싱(재융자) 증가 덕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양호한 실적을 내놓았다.

웰스파고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50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1억1000만달러보다 24% 증가한 것이다. 주당 순이익은 91센트로, 전년동기의 73센트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주당 89센트 전망치를 모두 웃돌았다. 또한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도 주당 89센트를 기록하며 88센트인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수익(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 성장한 21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212억9000만달러에는 다소 못미쳤다.

웰스파고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총대출이 7996억달러로, 전분기말에 비해 169억달러 증가했고, 모기지와 신용카드, 소매 브로커리지, 상업은행에서 연율 환산으로 두 자릿수가 대출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팀 슬로언 웰스파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웰스파고의 4분기 실적 개선은 견고한 대출 성장세와 개선된 크레딧의 질, 지속적인 영업 효율성 개선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美 주식펀드로 뭉칫돈..증시로 ‘자금 대이동’ 기대

2013년 새해 들어 첫 주동안 미국 주식형 펀드로 총 183억달러(19조3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이 순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대이동이 시작됐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시장조사기관인 톰슨로이터의 리퍼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첫 주동안 미국 주식형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규모가 183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1992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상장주식펀드(ETF)를 포함한 이같은 순유입 규모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최근 4~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와중에 나타난 것이다. 실제 런던의 FTSE100지수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함께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퍼서비스는 주식형 펀드를 포함한 전체 펀드로의 자금 순유입 규모는 한 주간 342억달러를 기록했고, 과세대상 채권펀드에는 같은 기간 42억달러가 순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공사채 펀드에는 16억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101억달러가 순수하게 빠져 나갔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올 한 해가 장기간 인기를 모았던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빠져나와 주식시장으로 옮겨오는 ‘대이동’의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미국 외에도 다른 나라에서도 이같은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목격되고 있다. 영국 투자관리업협회(IM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에 주식형펀드의 순자산 규모가 7억2000만파운드로, 지난 2011년 4월 이후 1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채권형 펀드의 경우 순자산이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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