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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트렌드]`변해야 산다` 美소매업체들의 변신

이정훈 기자I 2012.06.04 10:05: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04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쇼핑하는 고객들을 어떻게 하면 매장으로 끌어 들일 수 있을까." 온라인쇼핑몰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는 전통적인 미국의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가진 최대 화두다.


실제 올 1분기만 해도 `소매업계 공룡`인 월마트가 1123억달러의 매출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위인 타겟은 165억4000만달러로,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132억달러를 벌어들인 아마존닷컴에 바짝 추격 당했다.
 
성장률로는 더 심각했다. 월마트가 2.6%에 그쳤고 타겟은 6.2%로 선방했지만, 무려 34%나 늘어난 아마존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빠르게 설 땅을 잃고 있는 소매업체들로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부터 늘릴 수 밖에 없다.

미국의 대표적인 애완동물용품 소매업체인 펫스마트는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애완견에게 잠자리를 제공해주는 소위 `펫 호텔`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현재 1200곳의 매장을 가진 펫스마트는 올들어 이미 호텔수를 200곳으로 늘렸고, 연내 이를 두 배로 늘려 웩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 오겠다는 복안이다.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고객들에게 매장을 안내하고 택시를 잡아주던 기존 컨시어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별도의 키오스크를 설치해 가상 컨시어지 서비스를 크게 늘렸고, 고객에 맞는 뷰티용품까지 직접 추천해주는 등 서비스 범위도 넓혔다. 플래그쉽인 맨해튼 매장도 현대화하고 편의시설을 늘리기 위해 4억달러나 들여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 니즈에 맞춰 공간을 바꾸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여성 핸드백에서 명성을 쌓아온 코치는 올해부터 남성용 지갑과 여행가방 등에 집중 투자해 고객층을 넓히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북미지역 350곳의 매장 가운데 42곳에 불과했던 남성용 코너를 100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북미지역에 1066곳의 매장을 가진 미술 공예품 전문 소매업체인 마이클스 스토어도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성장성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결국 매장을 1500곳까지 늘리기로 했는데, 대신 새로 출점하는 매장은 상대적으로 온라인 쇼핑몰 이용율이 낮은 도심 외곽과 시골 지역에 집중하기로 했다.
 
결국 이들 소매업체들의 변신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지는 고객들에게 얼마나 차별성을 어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폴 스위낸드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결국 사람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거나 구입할 수 없는 특이한 제품을 사기 위해 오프라인 소매업체를 찾는다"며 "소매업체들이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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