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중동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엑소더스(Exodus)`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집트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리비아 등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일 중동 거래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 중동사태에 대한 우리 기업의 인식 조사` 결과를 통해 "위험관리 차원에서 현지 사업을 부분 철수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5곳 중 1곳(18.7%)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70.9%는 현지 사업을 일단 유지하겠다는 관망의사를 밝혔다. 10.4%는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기 위해 사업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리비아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14일부터 17일까지 이뤄진 것으로, 최근 건설과 중공업 등 리비아 진출 기업들이 정정불안을 이유로 현지직원들을 잇따라 철수·대피시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불안심리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과반수는 이번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64%는 더는 사태가 악화되지 않겠지만 단기간 해결은 어렵다고 답했으며, 사태가 장기화되고 악화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7.4%에 이르렀다.
주변국의 도움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정될 것이란 응답은 28.6%에 불과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중동은 국외 건설 사업의 66%를 담당하고 전체 원유의 82%를 수입하는 지역"이라며 "포기할 수 없는 곳인 만큼 정부가 나서 중동지역 기업의 엑소더스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