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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in][재벌총수와 실권주 함수]③140억 안은 강덕수 회장

신성우 기자I 2011.02.10 09:20:10
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09일 11시 3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증자 및 실권주와의 긴밀한 관계는 STX그룹도 이에 못지 않다. 조선·해운업을 주력으로 하는 STX그룹은 국내 18개, 해외 105개 등 총 123개사(2010년 9월말 기준)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STX(011810)는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STX그룹의 투자를 총체적으로 계획·수행하는 실질적 지주회사다.


STX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STX에 2004년 경영권을 둘러싼 `전운(戰雲)`이 감돌았다. 두산그룹 계열 두산엔진(082740)(당시 HSD엔진)이 2004년 1~2월 단기간에 STX 지분 12.8%(272만주)를 장내취득했다. 같은 해 5월에는 S&T그룹 최평규 회장이 사들이기 시작, 같은 해 9월에 가서는 지분이 9.9%(228만주)나 됐다. 두산엔진이나 최 회장은 투자차원이라고 밝혔지만 STX그룹은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2007년 1월에는 노르웨이 해운회사인 골라LNG 계열 제버란트레이딩이 등장했다. 골라LNG나 제버란트레이딩은 앞서 현대상선, 한진해운(117930), 대한해운(005880), 흥아해운(003280) 등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 국내 해운사들을 긴장시켰던 존재다. STX도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제버란트레이딩은 2008년 8월 STX 지분을 12.5%나 확보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STX의 잇단 유상증자는 경영권 안정에 일조했다. 주요주주의 증자 불참과 실권주가 큰 힘이 됐다. STX는 2005년 7월 473억원(459만주·1만310원)을 시작으로 2008년 8월 1997억원(539만주·3만7050원), 2009년 12월 1265억원(1000만주·1만2650원) 등 총 3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모두 주주배정방식이다.

두산엔진은 1차 때는 참여했지만 2차는 전량 실권했다. 이어 2차 증자가 완료된지 3개월 뒤인 11월말~12월초에 걸쳐 지분 8.8%(350만주)를 전량 장내 처분, 주주명부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2차 때는 두산엔진의 실권 등으로 증자주식의 16.4%(539만주)라는 비교적 많은 실권주가 생겼다. 이는 강덕수 회장과 포스텍, POSI, STX건설 등 3개 계열사 몫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사주 우선청약(증자주식의 12.7%)에도 불구하고 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STX 지분은 38.0%에서 39.6%로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아울러 다른 주요주주들이었던 최평규 회장이나 제버란트레이딩은 각각 2005년 10월과 2009년 4월에 이르러 `5% 신고서` 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STX의 3차 증자는 증자와 실권주가 오너 개인의 지배기반 강화 및 개인 재산증식 수단으로 얼마나 유용한 지도 보여준다. 강덕수 회장은 1차 증자때 실권주를 전량 인수했다. 하지만 워낙 실권이 적어 4만8928주(5억원) 정도였다. 2차 때는 0.8%인 7421주(3억원)만 매입했다. 하지만 3차 때는 76만6709주 중 96.3%인 73만8021주(93억원)를 싹쓸이했다. 현 STX 발행주식(4994만주)과 비교해도 1.6%에 이른다.

지금에 와서는 이 실권주로 인한 평가차익이 만만찮다. 실권주라는 게 통상 시세보다 20~30%(증자 할인율)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니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더 많은 차익을 낼 수 있다. STX 또한 1~3차 증자때의 할인율은 20~30% 수준이었다.

강 회장의 실권주 취득금액은 총 101억원(1만2734원)이다. STX 주가는 현재 3만600원(1월21일 종가기준)이다. 평가금액이 243억원에 달한다. 140억원이 넘은 평가차익을 남기고 있다. 오너 강덕수 회장은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STX 지분 39.6%(1977만주)를 소유하며 견고한 지배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강 회장 개인 지분은 13.0%(649만주)다. 이 중 12.2%(실권주 79만주)의 실권주는 140억원이란 평가차익까지 안겨주고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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