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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외관만 패밀리라고? 엔진도 ''패밀리''로 간다

김보리 기자I 2011.02.04 12:00:00

BMW, 120d부터 520d까지 디젤라인업 엔진 하나로
현대차 "낮은 차급도 강력한 성능위해 높은 차급과 엔진 공유"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100m 밖에서 얼핏 앞모습만 봐도 BMW 차량임을 알아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패밀리룩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2개의 신장 모양과 닮은 '키드니 그릴'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에도 패밀리룩이 대세다. 쭉 뻗은 헤드램프와 독특한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로 완성한 호랑이 얼굴은 기아차의 디자인 코드로 각인됐고,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굵게 파인 옆 라인으로 보기만해도 역동성이 느껴지는 플루어딕 스컬프처는 현대차 신형 쏘나타와 그랜저를 헷갈리게 할 정도다. 

굳이 차 로고를 들여다 보지 않아도 첫 인상으로 브랜드를 알 수 있는 이유는 이들 '패밀리룩' 덕분이다.

자동차 업체의 DNA를 결정짓는 패밀리룩은 이제 차의 외관 뿐만 아니라, 차의 심장인 엔진에도 대세가 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같은 엔진을 다른 차체에 얹음으로써, 엔진 개발의 경제적 부담은 더는 동시에 잘 개발된 엔진 하나로 차량 성능을 모두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 BMW 소형부터 중형까지 같은 심장으로

소형부터 중형까지 BMW의 디젤 라인업은 뛰어난 연비로 인기를 끌고 있다.

▲ 2.0 친환경커먼레일 직분사 디젤엔진

하지만, 소형 120d 쿠페부터 준중형인 320 d 그리고 출시 첫 달 만에 베스트셀링1위를 차지한 520d까지 모두 같은 심장, '2.0 친환경커먼레일 직분사 디젤엔진'이 들어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들 차량의 특징은 아버지, 삼촌, 아들이 모두 같은 크기의 심장으로 호흡을 하지만, 운전의 재미를 좋아하는 막내아들, 역동성을 최고로 치는 삼촌, 승차감이 중요한 아버지의 특성에 맞게 각기 엔진 튜닝을 달리했다.
 
120d 쿠페는 스포츠 특성에 맞춰 엔진을 튜닝해 177마력, 최대토크 35.7 kg.m를 기록한다.

320d와 520d는 이 엔진에 가변식 터보차저를 장착했다. 320d는 스포츠세단에 방점을 둬, 차체 튜닝을 좀 더 단단하게 맞췄다. 최고출력 184마력과 최대토크 38.8kg.m을 발휘한다. 520d와 같은 엔진 방식으로 최대 토크만 520d가 소폭 높을 뿐 거의 비슷하다. 520d는 패밀리 세단으로 역동성보다는 승차감에 방점을 둔 튜닝으로 연비는 오히려 큰 차급에도 불구하고 520d가 리터 당 18.7km으로 가장 앞선다.

폭스바겐 역시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골프 2.0 TDI, 골프 GTD, CC 2.0 TDI, 파사트 2.0 TDI 럭셔리 에디션 모델에 모두 동일한 TDI 디젤 직분사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디젤 TDI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고압 분사 연료를 최대한 압축해 엔진 내부에서 폭발하는 에너지를 더욱 높여 출력은 높이고 배기가스 배출량은 낮춘 점. 경제성과 환경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실제로 2.0 TDI 디젤 엔진이 장착된 폭스바겐의 모델은 골프 2.0 TDI가 리터 당 17.9km, 골프 GTD 17.8km, CC 2.0 TDI 16.2km, 파사트 2.0 TDI 럭셔리 에디션 역시 15.1km로 모두 1등급 연비를 획득했다.
 
아우디 역시 미국 워즈 오토 월드가 뽑은 세계 10대 엔진에 뽑힌 2.0 TFSI엔진을  A3, A4, A5, A6, TTS에 모두 장착했다. 이 엔진은 터보차저 기술과 직분사 기술의 최선의 합작품으로 꼽히며 3000cc 급 이상의 출력을 내뿜는다.
 
캐딜락도 세계 10대 엔진에 2년 연속 선정된 3.6L V6 VVT DI엔진을 CTS 3.0, SRX 등 3차종에 장착했다.

◇ 겉모습은 세단,SUV로 다르지만 속은 같은 엔진

혼다, 스바루 등 세단과 SUV에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 혼다 어코드(왼쪽), CR-V(오른쪽)


혼다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어코드와 CR-V는 외관에서 세단과 SUV라는 차이를 지니고 있지만 같은 엔진을 사용한다.

2.4L i-VTEC엔진은 흡기 효율을 높이고 배기 압력을 저감하는 등 최적화된 VTEC 기술을 적용해 7세대 모델보다 10마력이 향상된 최고출력 180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어코드 2.4모델은 최대 180마력에. 최대 토크 22.6kg.m를 기록한다. 연비는 리터 당 11.1km. CR-V는 SUV특성에 맞춰 좀 더 역동성에 강조점을 둬 최대마력은 비슷하나 연비는 10km로 소폭 낮아졌다.

스바루 레거시와 아웃백 역시 2.5리터 4기통 자연흡기식 엔진과 3.6리터 6기통 엔진을 장착, 각각 최대출력 172마력과 260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 엑센트1.6·아반떼, 쏘나타2.4·그랜저, 차급은 달라도 심장은 하나

현대·기아차 역시 엑센트 1.6과 아반떼는 다른 차급이지만 쌍둥이 엔진을 쓴다.

엑센트1.6과 와 아반떼는 모두 1.6 직분사 감마엔진을 심장으로 채택했다. 엑센트 1.6 모델은 내수 시장보다는 주로 미국 및 기타 해외지역 수출에 주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형과 준중형으로 차급은 다르지만 140마력, 최대토크 17.0㎏ㆍm의 같은 성능을 내뿜는다.
▲ 쏘나타2.4(왼쪽), 신형 그랜저(오른쪽)
이밖에 쏘나타 2.4와 신형 그랜저는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2.4GDI 직분사 엔진을 사용,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동력성능을 기록한다.

업계 관계자는 "작은 심장을 서로 다른 차급에 공유함으로써 자동차 업체는 수출용 차량을 따로 개발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차체는 작지만 보다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의 선택의 폭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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