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TV 김수미 기자] 최근 호주에서는 마치 술주정을 부리는 사람처럼 비틀거리는 앵무새들이 대거 발견됐습니다. 다리를 떨다가 나무에서 곤두박질치는 가 하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대자로 뻗어 자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도 원인을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비틀비틀 앵무새들, 진짜 술이라도 마신 걸까요? 함께 만나 보시죠.
호주 북부 도시 다윈의 한 동물 연구소.
우리 속에 앉아 있던 앵무새 한 마리가 갑자기 머리를 땅에 쳐박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앵무새는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갈지자로 비틀비틀 걷는가 하면, 아예 땅에 대자로 뻗어 잠이 들어버린 앵무새도 있습니다.
최근 이 지역에서는 이렇게 거리를 비틀거리며 배회하거나 심지어 의식을 잃는 앵무새들이 대거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술에 취했을 때 보이는 행동과 흡사해 연구원들은 이 현상을 `술취한 앵무새 현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행동과 의식이 둔해지는 것은 물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도 사람이 술에 취했을 때와 비슷합니다.
(인터뷰)스티븐 커터/아크 동물 병원 수의사
꽤 오래 숙취에 시달리는 것 같아 보입니다. 두통이 있고 방향감각을 잃기도 하지요.
하지만 앵무새들이 이같은 증상을 보이는 원인은 아직 전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도 과거에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증상이라며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증상을 보이는 앵무새들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매일 8마리 정도가 잔디밭이나 도로에서 비틀거리다 발견돼 이곳으로 이송됩니다.
(인터뷰)리사 한센/아크 동물 병원 간호사
비틀거려요. 전혀 조정력이 없어 보입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사람처럼 보일 뿐이에요.
전문가들마저 혼란에 빠뜨린 `술 취한 앵무새`들.
앵무새들이 술에 취하게 된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