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윤 지점장 | |
‘고객들이 지점을 들어서서부터 나갈 때까지 ‘기분 좋다’는 느낌을 잃지 않도록 하자‘ 지난 19일 막 문을 연 SC제일은행 서초중앙지점 모토다
서초중앙지점은 SC제일은행이 야심차게 기획한 세 번째 맞춤형 점포. 김대윤 지점장(사진)은 작년 8월 사내에서 실시한 지점 사업계획 공모에 응시해 행장 인터뷰까지 거쳐 당당하게 선발됐다.
지점 위치를 비롯해 직원 배치와 인테리어, 상품 판매 마케팅 등 모두 김 지점장의 계획서에 있던 대로다.
이 사업계획서를 쓰기 위해 김 지점장은 지도를 들고 법조타운에 위치한 변호사 사무실을 비롯해 근처의 상점들, 주변 아파트 부녀회까지 꼼꼼하게 헤집고 다녔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지점장은 “작년 한여름 더위에 아내와 같이 발품을 팔아 지도에 영역을 표시해 가면서 이 지역 사람들의 나이층과 소득수준, 투자성향 등을 조사했다”며 “후발 지점인 만큼 철저한 분석과 판단이 뒷받침돼야 했다”고 설명했다.
결론은 ‘일단 부자들은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다’였고 이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사람대 사람으로 친해져야 겠다’는 것이었다. BR>
그래서 김 지점장은 사람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방 벽 한켠에 붙어있는 화이트보드에는 삼풍부녀회 모임부터 지인들의 경조사 일정이 빡빡하게 적혀져 있다. 명함을 받으면 상대방의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적어놓고 챙긴다.
친절은 기본이다. 김 지점장은 "은행 상품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미안해서 은행을 옮기지 못할 정도로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점에 한발짝이라도 들여놓는다면 모두 우리 지점의 베스트 고객이라는 마음으로 대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문 앞에서 ‘서비스 엠베서더’를 배치해 지점을 찾는 고객에게 일일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어 안내토록 했고, 2층 프라이빗뱅킹(PB)을 위한 공간에는 별도로 빈방을 마련해 고객들이 언제든지 와서 차 마시고 놀다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래서 서초중앙지점은 때론 인생상담소가 됐다가 또 어떤 때에는 카페가 되기도 하고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땀 흘려 직접 발품을 팔고 철저하게 상권을 분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지점장의 철인정신 덕분이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철인3종 경기를 보고 막연히 동경하다 지난 2002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김 지점장, 두 번이나 완주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수영 3.8km, 싸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뛰어야 하기 때문에 버겁고 힘든 운동이다”라며 “이 고독한 스포츠를 하면서 이 세상에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제일은행이 뉴브릿지캐피탈에 매각되고 다시 스탠다드차터드에 팔리는 과정에서 동료들은 상당한 심적 고통을 겪었지만 김 지점장은 철인3종 경기 덕을 톡톡히 봤다. 자기트레이닝을 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내 최초의 아이언맨(Ironman)인 김 지점장, 서초중앙지점도 아이언브랜치(Ironbranch)로 키울 생각이다. 이 지역 은행 지점간 경쟁이 아무리 치열해도 벽을 허문 인간관계가 가장 큰 자산이다.
▲ SC제일은행 서초중앙지점, 서비스 엠베서더가 손님을 맞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