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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백만장자 증가율 세계 7위

안근모 기자I 2005.06.10 03:59:45

지난해 10.5% 급증..미국보다 빠른 증가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지난해 경제부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백만장자 증가 속도는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메릴린치와 캡제미니가 공동으로 발표한 `2005 세계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산을 100만달러(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는 총 7만1000명으로 1년전보다 10.5%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속도는 12.3%를 기록한 아랍 에미레이트에 이어 세계 7위로, 미국(9.9%)을 능가하는 것이다. 전년비 기준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잠재수준보다 다소 낮은 4.6%, 미국은 잠재수준을 크게 웃도는 4.4%였다. 지난 2003년의 경우 우리나라는 홍콩(30%), 인도(22%)에 이어 스페인과 함께 세번째로 높은 18%의 부자 증가율을 기록했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지난해 수출이 20% 가까이 급증한데 힘입어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의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 "한국을 비롯해 호주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은 지난해 9.5% 급성장한 중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혜택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과잉투자로 인해 중국의 성장속도가 올해는 둔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이들 주변국들의 경제도 곤경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인도만이 예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백만장자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난 나라는 싱가포르로 전년보다 22.4% 증가한 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21.6%), 홍콩(18.8%), 호주(14.8%), 인도(14.6%)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돋보이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중국에서는 부자들의 숫자가 4.3% 늘어난데 그친 30만명으로 집계됐다. 부자들의 총 재산 증가 속도면에서는 유가급등세의 수혜를 톡톡히 본 중동지역이 28.9%로 단연 돋보였다. 이 지역 부자들의 숫자는 9.5% 늘어난데 그쳐 부(富)가 확산되기 보다는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호경기를 보였던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 백만장자들의 재산도 10.2% 불어나 부자 증가속도 9.7%를 웃돌았다. 부자들의 수나 재산 규모면에서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이 유럽을 제치고 3년만에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북미지역의 백만장자 수는 총 270만명으로 9조30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 유럽의 260만명 및 8조9000억달러를 앞질렀다. 미국의 경우 북미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49만8000명이 백만장자 이상의 부자반열에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8명중 한 사람꼴로 부자가 사는 셈. 우리나라는 679명당 한명 꼴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30만명이 7조2000억달러를 보유해 뒤를 이었고, 중남미는 30만명이 3조7000억달러를, 중동은 30만명이 1조달러를, 아프리카는 10만명이 7000억달러를 각각 보유했다. 한편, 전세계 부자들의 숫자는 7.8% 늘어난 총 83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세계적으로 60만명 이상이 지난해 백만장자 대열에 새로 진입한 것. 부자들의 총 재산은 30조8000억달러로 8.2% 늘어났다. 같은 증가율을 보였던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전세계 금융자산의 약 4분의1이 이들의 손에 들어 있는 셈. 자산이 3000만달러를 넘는 거부(巨富)의 숫자는 6300명(8.9%) 증가한 7만750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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