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닥시장은 "악재에는 민감하고 호재에는 둔감한" 전형적인 약세장의 모습을 보이
며 110선 아래로 다시 내려앉았다. 또 기관과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내다팔고 개인만 사들이는 "외톨이" 장세의 한계가 어떤 것인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거래일 5일중 4일 하락하며 지수는 116.39로 한 주를 마감했다. 전주대비 6.05%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각 이후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대문제를 비롯해 투자자 관심 거래소 이동, 옵션 만기일 효과, 제한된 시장에너지 등이 코스닥시장을 약세장으로 밀어넣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만의 매수세는 "지수관련주 약세-중소형 개별종목 강세"라는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개별종목도 시세의 연속성을 상실한 채 빠른 순환매에 몸을 맡기는 모습을 보였다. 단기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의 여건과 개인투자자들의 특성이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번주도 지난주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110~120선 박스권 속에 중소형 개별종목의 빠른 순환매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강세를 보인 개별종목도 슬림화되는 현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를 염두에 둔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월요일(14일) 12월 결산법인의 반기실적 발표 마감을 계기로 예상치 보다 실적이 크게 웃도는 종목들과 18일 발표될 예정인 현대그룹의 자구책 내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10~120선 박스권 등락 가능성 높아
코스닥시장의 한계는 누누히 지적되고 있는 수급여건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뚜렷한 매수 주체로 돌아서기 전에는 추세 반전이 힘들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주 코스닥시장은 전저점을 중심으로 하방경직성을 보이는 가운데 소폭의 박스권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형범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가를 제외하고 꾸준한 매수주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난주의 시장흐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윤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는 "이번주도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동평균선과 쉴새없이 내다파는 투신의 매물이 걱정"이라며 "주말로 이어질수록 현대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지수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없는 한 반등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또 "시중자금이 비과세 신상품 등으로 몰리면서 금리는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지만 투신에 수혈된 신규 자금이 아직 주식의 매수자금이 아니기 때문에 지수 반등에 대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호 굿모닝증권 과장도 "지수의 박스권 등락속에 제한적인 순환매가 예상된다"면서 "미국증시와 마찬가지로 성장성 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투자패턴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기실적 발표를 계기로 실적호전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동희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번주중 연중 최저점을 하향 돌파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고 110~120 박스권 등락 속에 바닥을 확인해가는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호전주도 옥석을 가려야
증시 전문가들은 주초에 12월 결산법인의 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됨에 따라 실적호전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관심의 대상은 실적이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종목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낙폭과대와 실적호전이 혼합된 종목을 추천하는 분위기였다.
정윤제 대신 수석연구원은 "12월 결산법인 발표를 계기로 성장성만 강조됐던 인터넷주와 바이오주의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가치대비 저평가 상태인 반도체 장비를 비롯한 네트워크 장비주 등 기술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형범 LG 연구원은 "일부 인터넷 업체를 제외한 대부부 기업의 반기실적이 전년동기대비 대폭 호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현재 시장의 수급 여건이 좋지 못해 이같은 기업실적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들 종목의 실적은 현대문제와 관련된 해결안이 구체화될 경우 점진적으로 주가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중소형 개별주 순환매 지속되겠지만, 슬림화 예상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의 장세를 이끌고 있는 만큼 중소형주의 빠른 순환매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모멘텀이 거래소로 이동하는 등 시장에너지가 허약함을 드러내고 있어 중소형 개별주의 강세도 재료를 보유한 종목들로 압축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이상호 굿모닝 과장은 "한정된 시장 에너지로 인해 장기소외주와 저PER주 등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어질 수 밖에 없지만 이번주에 발표되는 현대그룹의 자구책 강도에 따라 단기적으로 금융주 등 거래소시장에 관심이 모아질 수 있다"며 "코스닥시장의 개별주 강세 현상도 한풀 꺽이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희 동원 연구원도 "이번주중 코스닥 개별종목의 재차 상승 반전 시도가 물량 처분 차원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많은 만큼 개별종목에 대한 추격매수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양증권은 "중소형주의 약진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큰 역할을 했는데 과연 이번주에도 변함없는 매매패턴이 유지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부국증권의 경우 "이번주에도 뚜렷한 매수주체의 등장을 낙관할 수 없는 만큼 기간조정을 보이면서 중소형 개별종목 장세도 슬힘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형범 LG 연구원은 "지수관련주와 중소형 개별종목의 주가 차별화 양상은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중소형 개별종목에 대해서는 재료에 따라 종목별로 접근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투자전략
▲전형범 LG 연구원=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내부현금유보율이 많은 기업, M&A A&D 재료 보유주, 신규등록종목중 공모가 하회종목, 장기소외주 등 중심의 단기매매는 유효. 실적우량 낙폭과대주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분할 매수의 투자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
▲대우증권= 주중반 이후에는 5일과 20일 이동평균선이 118포인트를 중심으로 한곳으로 모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들 이동편균선의 상향 돌파에 관심을 기울이는 대응전략 필요.
▲이상호 굿모닝 과장= 예상치를 초과하는 반기 실적호전주, 신규등록 종목, 장기소외 저PER주 등 중소형에 대한 선별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
▲정윤제 대신 수석연구원= 상승에너지의 축적 과정이 지속되는 이번주는 지수반등에 대한 기대감보다 실적 호전개별주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매매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
▲SK증권= 시장 전체적으로 좀처럼 약세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매매에 있어서도 지나친 단기투자보다는 우량기업에 한해 중장기 저점매수 방법이 유리.
▲한빛증권= 매매를 당분간 쉬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최선의 전략이고 낙폭과대 종목의 반등을 이용한 짧은 매매는 기대수익률을 낮춰잡는 것이 바람직.
▲한양증권= 주초반에 관망적인 자세를 유지하되 현대문제, 국제유가변동, 외국인 태도 등의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가져야. 당장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반등을 염두에 둔 차기관심종목을 미리 설정해야. 순수 인터넷주와 다르게 전자 통신산업의 호황을 기반으로 한 기술주들 이미 수익모델을 확보한 우량주라는 사실 인식.
▲부국증권= 단순한 저가메리트라는 이유로 선뜻 시장에 진입하는 것보다 시장의 제반여건의 개선을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