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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거래소를 바라보고 있는 코스닥..하방경직성 유지 예상

김기성 기자I 2000.07.30 09:46:31
지난주 서울 증시의 온도는 내우(內憂)에 외환(外患)이 겹치면서 영하권으로 뚝 떨어졌다. 거래소는 두달만에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 아래로 힘없이 주저앉았고 코스닥은 종가기준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같은 폭락세는 나스닥 급락으로 초래된 외국인의 삼성전자 투매와 해결 기미 없이 꼬여만 가는 현대 문제가 얽혀 투자심리를 꽁꽁 얼린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상징적 존재인 삼성전자가 30만원 이하로 하락하며 서울 증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웠다. 현대 문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에 깊은 금을 내면서 자금시장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했다. 결국 나스닥, 삼성전자, 현대건설 등 3가지 변수가 서울 증시를 패닉 상태 직전으로 몰아넣은 셈이다. 코스닥은 하락의 마지막 연결고리에 자리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다시말해 나스닥→거래소(특히 삼성전자, 현대)→코스닥이라는 순차적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주중 한때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고 거래소와 독자 노선을 걷는 모습도 잠시 보였지만 결국 이같은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수는 종가기준 연중 최저치인 114.45로 마감하며 한주동안 7.8% 내렸다. 하지만 시장 내부의 모습은 거래소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주후반들어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대형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지수하락을 부추겼지만 저PER 등 중소형 소외주는 강하게 반등하며 화려한 개별 종목 장세를 펼쳤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 주체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소외주와 낙폭과대주에 집중된 개인들의 단기 수익률 게임이 전개된 것이다. 이번주 코스닥도 지난주의 연장선상에 서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나스닥, 거래소(삼성전자) 그리고 현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거래소 보다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는 측면에서 지난주와 같은 하방경직성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들어 장중 최저점인 110선은 끊질긴 지지선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지수관련주 보다는 중소형 개별종목과 낙폭과대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반등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개별종목들의 순환 속도는 한층 빨라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돼 추격매수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또 거래소와 나스닥 영향으로 전저점을 하향돌파할 경우 한단계 추가하락 가능성을 염두하고 현금비중을 높이는 준비자세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관건은 거래소(삼성전자, 현대) "서울증시=삼성전자"라는 등식이 지난주에 여실히 증명됐다. 나스닥, 즉 외국인이 서울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삼성전자의 움직임으로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미스바니 보고서로 촉발된 반도체 논쟁 이후 삼성전자 향방에 대한 투자 심리의 민감도는 한층 높아졌다. 나스닥(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향방→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매→거래소 등락 여부→코스닥 향방 등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상호 굿모닝증권 투자전략팀 과장은 "이번주 코스닥시장의 향방은 거래소에 달려 있다"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는 외국인 움직임을 대변하는 삼성전자가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주환 노무라증권 이사는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지속적으로 내다파는 것은 삼성전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포트폴리오 비중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 나스닥 특히 필라델피아 지수가 하락세를 멈추지 않는다면 삼성전자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주 토요일 새벽에 폭락한 나스닥 지수와 반등한 필라델피아 지수중 어떤 변수가 월요일 삼성전자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 문제의 해결 여부도 거래소 향방에 한몫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이 지난주 토요일 돌아온 1450억원의 물품대금을 모두 결제해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잠재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익치 회장 책임론 확대 여부", "현대중공업-전자간 소송의 향후 움직임", "현대에 대한 정부의 방향 설정" 등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스닥 혼조세 지속 가능성 높아 경기과열로 금리인상을 걱정하던 나스닥이 어느새 경기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아래쪽으로 잡은 지수의 방향타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경기둔화세를 나타내고 있고 이런 현상은 기업의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속에 지수는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주에도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거래소와 코스닥이 나스닥이라는 외환(外患)에게 계속 시달릴 수 밖에 업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하방경직성 전망되지만 이번주 코스닥은 일단 하방경직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바닥확인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증시와 거래소가 급락한다면 장중 저점인 110선의 붕괴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윤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는 지수가 전저점에 근접함에 따라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는 한주가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거래소를 도외시하는 코스닥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투매로 거래소가 급락하면 전저점 붕괴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또 "반등을 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이동평균선이 아직도 역배열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120선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효원 신한증권 투자전략팀 과장도 "전저점인 11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거래소가 폭락한다면 이같은 지지선도 깨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상호 굿모닝증권 투자전략팀 과장은 "거래소보다 먼저 급락했기 때문에 110선 지지력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지만 반도체 주가에서 비롯된 세계적인 IT 관련주의 하락이 멈추지 않는다면 전저점 지지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진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저점 붕괴로 본격적인 상승 반전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거래소가 안정을 되찾는다면 반등의 모티브를 찾을 가능성도 높다"며 "특히 8월중 공모주 청약을 계획하던 대부분의 기업들이 상반기 결산 이후로 등록 일정을 연기하고 있어 수급 상황도 어느정도 회복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중소형주에 대한 길목지키기식 시장접근, 실적대비 낙폭과대주에 대한 저점 매수, 공모가 이하로 하락한 실적호전 신규등록 종목 고려해 볼 만하다 기관과 외국인이 뚜렷한 매수 주체로 나서지 않고 있는 만큼 개별 종목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들의 단기 수익률 게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단기매매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추격매수 보다는 수익률을 낮춘 길목지키기식 시장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 또 실적대비 낙폭과대주에 대한 저점 매수와 공모가 이하로 내려간 실적호전 신규 등록종목이 기술적 반등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크다. 전형범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대비 낙폭과대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가운데 매수시점을 탐색하는 투자전략이 유효해 보이고 중소형 개별종목은 길목지키기식으로 접근하는 투자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진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주초에는 상승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저PER주를 중심으로 매매에 참여하는 게 괜찮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상호 굿모닝증권 과장은 "저PER 주와 공모가를 하회하는 신규 등록 종목 가운데 수익성이 뛰어난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수 관련 대형주에 대한 전망은 수급상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 유인이 발생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하지만 주 후반에는 낙폭과대 대형주를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윤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는 지수 반등에 대한 기대감보다 시장 재편의 가능성을 염두한 가치주와 재료주의 순환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 중반 이후에는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낙폭과대 대형주의 저가 매수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진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주 후반에는 낙폭과대 신규 종목이나 업종대표주를 저점매수하는 기간별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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