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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로 30년, 도전의 시기가 왔다[다산제약 대해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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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I 2025.12.12 09:30:20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과학자였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정신을 기반해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우수한 의약품 연구와 생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다산제약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새기고 있는 회사의 창업자 류형선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베링겔인겔하임에서 제약·바이오업계와 인연을 맺은 류 대표가 1996년 직원 3명으로 시작해 오늘날 230여명의 회사로 성장한 오늘날까지 지켜오고 있는 신념이기도 하다.

류형선 다산제약 대표. (사진=다산제약)


완제의약품 제조와 제형 차별화 역량으로 독자 노선 구축

이를 바탕으로 다산제약은 완제의약품 제조와 제형 차별화 역량을 확보해 독자 노선을 걸으며, 실리를 추구해 왔다. 올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돌파가 기대되는 중견기업이지만, 규모에 비해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확보한 기술의 면면을 보면 내로라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못지않다. 복약순응도를 증진한 미세 캡슐화 제조 기술, 다양한 패턴의 약물 방출 조절과 다중 펠렛화 기술이 대표적이다.

고객사 면면만 봐도 그 기술력을 짐작할 수 있다. 셀트리온(068270), 종근당(185750), HLB(028300), 동국제약(086450) 등 국내 100곳 이상의 기업이 다산제약의 거래처이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사업 중 하나인 국내 수탁생산(CMO) 분야별 점유율(약품 성분 기준)은 고혈압약 27%, 비뇨기계 40%, 기관지염 11%, 중추신경증약 9% 등에 달한다.

다산제약에 대한 업계의 신뢰와 영향력은 역설적으로 회사의 위기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2023년 4월 충남 아산의 1공장 화재로 10%를 웃돌던 다산제약의 영업이익률은 3%까지 떨어졌다. 당시 신속한 대처로 일부 사무동과 생산동만 전소됐으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탐스로신’ 시장에는 큰 타격을 줬다. 시장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탐스로신 성분 제제의 핵심 생산시설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탐스로신을을 생산한던 3곳의 회사 중, 다산제약의 생산기술을 맞출 수 있는 곳이 없었다”며 “이로 인해 당시 탐스로신 공급 불안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자료=다산제약)


코스닥 상장 도전...창립 30주년 새로운 도약 원년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는 다산제약은 최근 코스닥 상장 도전을 공언했다. 어떤 형태로 상장 로드맵을 짤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창립 3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에 성공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목표는 CMO를 넘어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변모해 글로벌 시장 진출하는 것이다. 다산제약은 국내 시장에서는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해외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내외로 유사 기업 대비 낮은 수준이다.

실제 류 대표도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다산제약이 ‘글로벌 톱 클래스 CDMO 기업‘이라는 비전을 향해 더 큰 걸음을 내딛는 해”라며 “단순히 목표를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현하기 위한 구체 계획과 실행력을 다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직 체계에서도 CDMO 지향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다산제약 인력은 생산 부문이 약 33%, R&D 인력이 약 28%를 차지한다. 제조와 제형 기반 R&D 양 축이 중심에 서 있다는 의미다. 품질관리(QC), 제조기술, 개발본부 등이 분화돼 있고 특수제형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 구조 또한 CDMO형 기업 구조와 유사한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기존 CMO 중심 제약·바이오사와 달리 직접 제형 설계가 가능한 인력 구성이 기술형 ODM 모델 전환의 기반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산제약 관계자는 “창립 후 2011년까지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최근까지는 기술의 고도화 및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주력했다”며 “이제는 고성장·고수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도약 시기로, 코스닥 상장은 이 같은 전략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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