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프로티나가 ‘단백질과 단백질 상호작용’(PPI)에 특화된 SPID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은 “항체나 펩타이드 같은 단백질의 결합부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 예측 능력은 선도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됐다”고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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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프로티나 대표는 “생체분자의 상호작용을 가장 예측하는 대표적인 AI로 알파폴드3가 알려졌다”며 “그 역시 발전해야 할 부분이 산재한 상황이다”고 했다.
실제로 구글 딥마인드가 2018년과 2020년에 순서대로 공개한 ‘알파폴드1’과 ‘알파폴드2’ 등은 단백질과 같은 물질의 구조 예측에 특화됐다. 암이 가진 항원(타깃 부위)에 잘 결합하는 구조를 가진 항체를 설계하는 것과 같은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지난 5월에 공개된 알파폴드3는 기존 버전들이 가진 기능에 이어 저분자(유전물질 등)부터 고분자(단백질 등)까지 다양한 생체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가 분자간 상호작용 예측 AI 기술을 선도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들의 상호작용을 예측하는데 특화된 기술을 가진 곳으로 자이라를 빼놓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자이라는 알파폴드1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해온 ‘로제타폴드’를 개발한 워싱턴대 연구진이 주축이 돼 지난해 말 창업한 기업이다. 자이라는 설립한 지 6개월 만인 지난 4월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7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윤 대표는 “항체와 그에 대응하는 항원들의 생체 내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것을 특히 잘하는 곳이 자이라다”며 “사업 모델 측면에서 우리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다”고 설명했다.
프로티나가 내놓은 SPID 플랫폼도 자이라처럼 단백질 단위 분자 간 결합률을 정량화하는데 특화됐다. 회사는 현재 4곳의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단백질 상호작용 예측 연구를 다양하게 수행하고 있다. 지난 7월 프로티나는 B세포 림프종(BCL)의 특정 수용체와 결합하는 유사체로 설계된 신약 후보물질 ‘ABT-199’의 항원 결합 능력을 측정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 메디컬’에 싣기도 했다.
윤 대표는 “샘플 하나당 100만 개 안팎의 세포가 들어 있다면, SPID는 각 샘플에서 단백질 사이 상호작용 관련 20가지 이상의 유형을 정량화한다. 이를 통해 ABT-199가 효능을 발휘하는 결합 유형을 얼마나 형성했는지 분석하게 된다”며 “이와 같은 연구 결과로 SPID 플랫폼의 효용성을 알리고, 더 유효한 분석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잠재 고객에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구글이나 자이라의 플랫폼과 자체적으로 비교했을 때 단백질과 단백질 상호작용 부분에서는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리 플랫폼의 성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며 “다만 신약개발을 단축시키는 데 확실하게 공헌하기 위해선 현재 각사의 플랫폼이 모두 더 고도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프로티나는 미국 에모리대 의대에 SPID를 구축했으며, 미국 혈액암학회 환자의 검체에 약물을 사용해 부작용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달 프로티나는 A, BBB를 받으면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으며,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약개발 영역에서 그 활용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그 효용성이 확실하게 검증되는 시점에 시장이 급격히 생성될 것”이라며 “우선 연구 협력 사례를 다양하게 쌓고 우리 플랫폼으로 발굴한 물질을 기술이전하는 것도 시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