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면서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참작하며 징역 9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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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이를 막아서려 하자 태권도 유단자였던 이 3명은 A씨를 무참히 짓밟았다.
이들은 클럽 안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종업원이 제지하자 클럽 밖으로 나와 A씨의 멱살을 잡고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폭행을 가한 뒤 A씨가 도망을 치자 쫓아가 상가건물 안에서 폭행했다. 이들의 폭행은 10여분 간 계속됐다.
태권도 유단자들이었던 탓에 이들의 폭행의 강도는 일반인과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들은 쓰러진 피해자의 머리를 축구공 차듯 가격했고 한겨울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A씨를 방치한 채 떠났다.
A씨는 폭행이 끝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하고 말았다.
당시 김씨, 이씨, 오씨 등 가해자 3명은 부상 당한 A씨를 두고도 태연히 근처 편의점으로 가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택시를 타고 자택으로 귀가했다. 또 택시로 귀가 중 폭행 당시 상황을 웃으며 재현하는 등 죄책감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행동은 사건 현장 근처 CCTV에 모두 녹화됐고 경찰의 추적으로 인해 3명은 모두 사건 다음 날 구속됐다.
그러나 이들은 “범행은 우발적 폭행이었을 뿐”이라고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의 변호인도 “피고인들에게는 살해 의도와 동기가 없었다”며 살인죄를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항변했다.
결국 이들은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검찰은 이들의 범행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모두 전문적으로 태권도를 수련한 이들로, 이들의 발차기 등 타격의 위험성은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다”며 “40초의 짧은 폭행으로도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강하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한겨울 새벽 차디찬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 조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아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봤다.
2021년 1월 14일 항소심 재판부도 “증거에 의하면 오씨가 구두 신은 발로 피해자 얼굴을 힘껏 차고 그로 인해 정신을 잃고 쓰러진 머리를 김씨가 재차 축구공 차듯이 걷어찬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에 합리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우발적 충동에 의한 살인은 동기가 합리적이라고 설명하기 쉽지 않다”며 “보통 선량한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가 살인의 동기가 된다”고 이들의 혐의를 인정했다.
대법원도 “원심은 살인죄의 고의,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징역 9년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