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한미약품(128940) 사장이 21일 한미사이언스(008930)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에 대한 첫 심문 이후 이같은 입장문을 내고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간 기업결합을 막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임 사장은 “50년 전 작은 약국에서부터 시작해 대한민국 국민의 삶과 건강을 위해 한미약품그룹을 일궈 오신 선친의 뜻을 생각하면 한미약품그룹의 역사가 단절되고, 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는 현 상황을 한시도 좌시할 수 없었다”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배경을 밝혔다.
특히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간 통합을 대한제국 주권을 빼앗긴 을사늑약에 빗대며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의 의사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양사 간 통합은 한미사이언스의 정관상 사업목적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정관 제2조 제1항에 사업목적은 “자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 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 경영지도, 정리, 육성하는 지주사업”으로 적시돼 있고, 지주사는 기업 집단의 지배회사인데 다른 지주사의 중간지주사나 자회사로 편입하는 결정은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권을 양도하는 경영권 상실을 의미한다는 것.
이어 임 사장은 “이는 고(故) 임성기 회장의 유지와 한미약품그룹의 존재 이유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창업주의 아들로서 한미약품그룹의 추락과 멸망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입장문에서 임 사장은 선대 회장과의 추억을 전하면서도 현재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점을 지적하며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피력했다.
그는 “선대회장 타계 후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취임하면서 감시와 협의의 기능을 상실한 이사회 구성, 1인 체제의 개인 경영권 강화로 언제든지 부도적한 결정을 강행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됐다”며 “그때부터 한미약품의그룹의 시계는 멈췄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약품그룹의 성공과 영광은 대주주 일가의 것이 아님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며 “그래서 아버지를 생각하고, 한미약품그룹의 역사를 일군 동료, 선후배들의 뜻을 새기며 10만 주주의 권익을 위해 나쁜 아들과 오빠가 되기로 마음먹고 낯뜨거운 가족 분쟁을 감수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사장과 차남 임종현 한미정밀화학 사장은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 등 모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간 통합 계획에 반기를 들고 지난달 18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상대로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막아달라는 것이다. 이날 첫 심문이 진행됐고 다음 심문은 3월 6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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