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채권이다. 부채의 일종이지만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거나 콜옵션이 발행사에 있다는 특성 때문에 회사채와 달리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금융지주나 은행의 경우 건전성 확보를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량을 늘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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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가장 먼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곳은 신한금융지주다. 오는 23일 27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인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한도를 열어뒀다. 이어 메리츠금융지주는 1500억원(최대 2000억원), 우리금융지주는 2700억원(최대 4000억원), BNK금융지주는 1350억원(최대 2000억원)을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하나금융지주도 오는 4월 26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만기 도래에 따라 발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3500억원, 농협금융지주 역시 2000억원 규모의 콜옵션 행사를 앞두고 있다.
올해 은행권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주요 금융지주사의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총 2조4700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건전성 관리 부담도 심화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오는 5월까지 1%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올해 말부터는 스트레스완충자본까지도 도입될 전망이다.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스트레스완충자본의 경우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다. 현재 국내 은행들에 대한 최소 요구 CET1비율은 8.0%지만, 경기대응완충자본 최대치 2.5%포인트(p)에 스트레스완충자본 예상치(0.5%p)를 적용하면 요구 CET1비율이 11% 수준까지 높아진다.
요구 CET1비율이 오르면서 총자본 비율의 최저 수준도 같이 오르기 때문에 콜옵션이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야 한다.
채권금리 하락에 따라 발행 시장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지난해 발행된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조달 금리는 연 5%대를 기록했었는데, 최근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해 연 4%대 발행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고금리를 준다는 점과 자본성증권이라는 점에서 투자자와 발행사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는 상품”이라며 “자본 적정성 관리 차원에서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유리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