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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혀있던 A씨는 6일 가까스로 이석준의 눈을 피해 컴퓨터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많이 폭행당했다, 도망치다 잡히면 죽을 거 같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이 사건을 파악하면서 A씨를 구조했고 이석준은 첫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다만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신병이 확보되지는 않았다.
경찰조사가 시작됐음에도 이석준의 집착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오히려 자신을 신고했다는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8일 이석준은 A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다. 자신이 알고 있던 주소로 A씨를 찾아갔지만 A씨는 그곳을 떠난 후였다.
이석준은 멈추지 않았다. 흥신소에 50만원을 건네며 A씨 집주소를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9일 마침내 A씨의 집주소를 알아낸 이석준은 집 근처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범행 당일인 10일, 이석준은 A씨 집주변을 5시간 넘게 서성거리다 진입을 시도했다. 이준석은 택배기사로 위장해 A씨 집 초인종을 눌렀다. A씨가 집에 있는 줄 알고 들어갔지만 당시 A씨는 없었고 통화 중이던 A씨 어머니가 초인종 소리를 듣고 무의식적으로 문을 열다 변을 당했다.
이석준은 미리 준비한 주방용 흉기를 피해자 어머니와 13살 남동생에 휘둘렀다. 이석준의 범행으로 치명상을 입은 A씨의 어머니는 당일 병원에서 사망했고 A씨 동생은 한동안 중환자실 신세를 져야했다.
이석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며 흥신소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이석준에게 의뢰를 받아 A씨 개인정보를 넘긴 흥신소 운영자는 구청 공무원 B씨로부터 정보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전 수원시 권선구청 공무원인 B씨는 단돈 2만원을 받고 흥신소에 A씨 정보를 전달했다. 이 정보는 또 다른 흥신소 2곳을 거쳐 이석준에게 건네졌다.
검찰은 이석준에게 1·2심 모두 사형을 구형했지만 이석준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석준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과 살인미수, 강간상해 등 10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국내 사형제도가 사실상 폐지된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판결이 타당하다고 보고 지난 4월 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