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상반기 실적 실망? '이메텔스타트'가 핵심

김지완 기자I 2023.08.22 09:10:42

이메텔스타트 관련 FDA 공장 실사 9월 예정
고매출, 고마진의 이메텔스타트 납기일 11월 예정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에스티팜(237690)이 상반기 실적 부진에도 올해 목표 실적 달성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에스티팜 연구원들이 올리고핵산 치료제 연구를 진행중이다. (사진=에스티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084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각각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에스티팜의 올해 실적 전망이 매출 2894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런 행보다. 상반기만 놓고 보더라도 업계에선 매출액 1108억원, 영업이익 82억원 수준을 예상했다.

에스티팜의 올 상반기 실적을 놓고 시장의 시각은 양분되고 있다. 한쪽에선 상저하고 실적을 예상하는 한편, 일각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 고마진 ‘이메텔스타트’, 11월 납기 예정

시장의 이러한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에스티팜 내부적으론 올해 실적 목표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대부분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 납품 일정이 하반기에 몰려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올해 영업이익 270억~300억원 예상하고 있는 데, 3분기 50억~70억원, 4분기 180억~200억원 순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생산한 올리고도, 납기 일정에 따라 선적이 이뤄지지 않은 것들이 있다”면서 “일단 선적을 해야 매출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상반기 매출액이 예상을 밑돌았다”고 덧붙였다.

영업이익 목표치 역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오는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혈액암 치료제 관련 ‘위탁생산’(CMO) ‘사전실태조사’(PAI, Pre-Approval Inspecrtion)가 예정돼 있다”며 “PAI가 끝나야 해당 의약품이 cGMP(최신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인증을 받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혈액암 치료제는 매출액 규모도 크고, 마진률이 상당히 좋다”면서 “4분기 대규모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에스티팜이 생산하는 혈앰암 치료제는 제론의 이메텔스타트로 추정하고 있다. 제론은 올해 1월 이메텔스타트의 골수이형성증후군 임상 3상 결과, 주요 유효성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이메텔스타트가 승인받으면 첫 올리고핵산 항암제가 된다. 이메텔스타트는 지난 6월 미국 FDA에 품목허가신청을 한 상태로, 내년 1분기 상업화 개시가 예상된다. 에스티팜은 이메텔스타트의 납기 일정을 오는 11월로 보고 있다.

에스티팜의 수주 잔고 역시 이를 뒷받침 한다. 에스티팜의 수주잔고는 지난 6월말 기준 1억 7194만달러(2302억원)를 기록 중이다. 이 중 올해 말까지 납품을 마무리 해야하는 수주잔고만 6820만달러(913억원)에 달한다.

◇ “생산, 납품, 생산은 예상대로”

하반기 생산일정이 몰리는 이유는 CMO 업계 공통된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매년 3~4분기, 다음년도 생산스케줄을 잡고, 대략 단가를 잡아 놓는다”면서 “이후 단가협상이 4~1분기 사이에 이뤄지고, 단가가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연말·연초 수주 공시가 집중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서 “결국 올리고를 생산해 선적하는 시기가 하반기”라고 덧붙였다.

특히, 임상 시료의 특성 상 매출 구조가 계절성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임상 시료는 상업용 치료제와 대부분 1번 정도 공급하고, 임상이 2년 이상에 걸쳐 이뤄지는 만성질환 치료제가 최대 2차례 정도 공급된다”면서 “당연히 매출액이 계절성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에스티팜의 진행 중인 계약상황을 보면 대부분의 올리고 공급 계약은 2상·3상 임상 치료제에 집중돼 있다. 에스티팜의 고객사 가운데 상업화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렉비오(고지혈증), 제론의 이메텔스타트(혈액암), 바이오젠의 스핀라자(척수성근위축증) 등에 불과하다.

이 같은 결과로, 에스티팜의 지난해 전체 매출 2493억원 가운데 65%에 해당되는 1612억원이 하반기에 집중됐다.

실제 에스티팜의 올 하반기 올리고 생산 계획은 상반기 2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올리고 생산품은 고지혈증, 혈액암, 동맥경화증, 만성 B형간염,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등이다.

한편, 에스티팜의 매출액은 2019년 933억원, 2020년 1241억원, 2021년 1656억원, 지난해 2254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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