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여의도동 대우트럼프월드2차 입주민들이 오피스텔 층수를 6층으로 낮출 것을 요구해 사업이 지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서다. 다만 부지 매각으로 2년 만에 2배가 넘는 차익을 벌어들였다.
부지를 사들인 서도코퍼레이션 측은 영등포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도 받았고 주민 반대도 없어서 개발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의 여의도 지구단위계획도 확정된 만큼 인허가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 화이트코리아, 주민들 설득 실패…서도코퍼레이션에 매각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화이트코리아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8-1번지 일대 토지를 작년 7월 8일 서도코퍼레이션에 732억원에 팔았다.
화이트코리아가 이 땅을 지난 2020년 5월 20일 SK네트웍스로부터 330억원에 매수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년 만에 2배 넘는 차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소유권이전 내용이 이같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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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원래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부지였다. 앞서 화이트코리아가 해당 부지에 29층 오피스텔을 개발하려 했지만 바로 옆 대우트럼프월드2차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장기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었다.
이에 화이트코리아는 기존 29층에서 층수를 소폭 낮춘 대안을 제시했지만 주민 설득에는 실패했다. 화이트코리아의 대안을 보면 층수는 다소 낮아졌지만 기존 전용면적 85㎡보다 평수가 더 넓어진 만큼 주민들 주거환경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주민들은 오피스텔 층수를 6층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이 경우 화이트코리아로선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 결국 회사는 개발을 포기하고 땅을 파는 쪽을 선택했다.
인근 샛강역에는 작년 5월 경전철 신림선이 개통했다. 신림선은 지하철 9호선 샛강역에서 시작해 1호선 대방역, 7호선 보라매역, 2호선 신림역을 경유하고 서울대 앞까지 총연장 7.8㎞를 연결하는 경전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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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땅을 매입한 서도코퍼레이션 측은 이 땅이 인허가 절차를 밟았고 주민들 반대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구청은 작년 6월 해당 부지에 29층 오피스텔을 개발하는 것에 대한 건축허가를 내줬다.
서도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지반상에 문제가 있었다면 구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민들 반대 의견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알려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특정 기간까지 (시행사와) 협의를 하라고 통보했었다”며 “건축허가는 작년 6월 정상적으로 났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울시의 여의도 지구단위계획도 확정된 만큼 인허가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구단위계획은 토지를 합리적으로 이용하고 해당 지역을 체계적·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마련하는 상위 계획이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용도지역 변경이 일부 허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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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울시가 이 계획을 위해 용역을 발주한 것은 지난 2019년이었다. 이 용역은 국제금융허브로서 여의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목적이다.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 면적이 총 112만㎡로 넓은데다, 그 모든 부지의 건축적 문제들을 종합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용역이 작년 3월 완료됐지만 영등포구청, 서울시 등 유관 기관 및 부서가 협의해서 용역을 보완하는 작업을 거쳤다.
여의도 일대에 토지, 건물 등 부동산을 보유한 시행사, 금융회사들은 지구단위계획 확정을 기다렸으나 대기기간이 길어지자 분양에 나섰다. 엠디엠플러스, 마스턴투자운용은 각각 작년 10월, 작년 11월에 하이엔드(고급)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을 분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