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달 뜨겁게 오르던 2차전지주와 코스닥을 노린 공매도 자금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데다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도 나타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위험자산(주식)으로 자금이 몰리는 게 아니라, 투기성 자금이 증시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거래대금, 연초 대비 114%↑…코스닥도 178% 증가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98포인트(1.44%) 내린 2459.23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의 약세다. 이날 거래대금은 11조137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1월 2일 기준)에 비하면 114.19% 증가한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 역시 전 거래일보다 6.78포인트(0.78%) 내린 865.58에 거래를 마쳤지만, 거래대금은 12조1545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올해 첫 거래일과 대비해서 178.26% 급증했다.
최근 증권거래대금은 넉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코스피 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6조6458억원에 불과했지만 1월 6조9682억원으로 늘더니 2월엔 8조18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3월엔 8조9348억원으로 집계됐다. 단 4거래일밖에 거래가 되지 않은 4월 역시 일 평균 거래대금은 11조4367억원으로 나타난다.
코스닥은 더하다. 코스닥의 12월 이 평균 거래대금은 5조1221억원에 불과했지만 3월 거래대금은 12조7381억원으로 2배 수준에 이르게 됐다. 2차전지에 대한 투자심리가 불붙으며 개미들이 코스닥 시장으로 몰려들었다는 평가다.
증시 투자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자금도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3조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놓은 돈인 만큼, 증시대기자금 성격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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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초 이후 코스피는 9.96%, 코스닥은 27.42% 올랐다는 점에서 하락장에 베팅하는 자금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급등세가 나타난 코스닥의 하락세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개인은 이달 들어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를 1282억원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 역시 이 ETF를 442억원 순매수했다.
공매도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 기준 대차잔고 금액은 76조9011억원이다. 지난 2021년 12월 9일(77조5210억원) 이후 1년 4개월 만의 최대치다. 국내에서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돼 있기 때문에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요한 만큼, 대차잔고가 증가하면 공매도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신호로 해석된다. 상환해야 할 주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은 주의해야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4거래일 만에 12개 기업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는데, 2조원대의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의한 SK하이닉스(000660) 외 11개 종목이 코스닥 상장사다. 이 중 포스코ICT(022100)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안 기대에 주가가 급등하며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 배율이 10.56%에 달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업종의 가시적인 성과로 매수 세력과 하락장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이 강해지면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매도의 선행지표라고 불리는 대차거래 잔액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어 공매도는 계속 출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증시의 강세는 기대감에 근거한 비중이 높아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면서 “코스피 지수 기준 2400포인트 이상일 때는 매수 타이밍을 늦추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기를 권유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