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가 꼽는 10가지 위험 요소는 △부채 증가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과도한 양적 완화가 불러온 결과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탈세계화 △미중 갈등 △고령화와 연금 부담 △불평등 심화와 포퓰리즘의 득세 △AI(인공지능)의 위협 △기후 위기 등이다. 무엇보다 루비니는 지금이 1930년대 대공황과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망한다. 각각의 위험 요소가 서로 영향을 끼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어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위협은 부채 문제다. 부채 그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없지만, 지금은 부채가 너무 많은데다 이를 쌓은 과정이 잘못됐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실제로 1999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20% 수준이었던 세계 부채는 2021년 기준 350%를 훨씬 넘어섰다. 그렇다고 재정 지출을 줄이는 걸로는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탈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 성장과 국가 간 협력에 그 답이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여기에 고령화와 연금 부담, 통화의 불안정, 미중 갈등과 탈세계화로 인한 자유무역의 쇠퇴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장기화가 예상된다. 루비니가 13년 만에 책을 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우리 앞의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