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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의 BBT-176가 4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EGFR) 표적치료제 중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임상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4세대 EGFR 표적치료제는 3세대 EGFR 치료제이자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타그리소’의 대표적인 내성인 797번째 아미노산(C797S) 돌연변이를 표적 치료한다. 타그리소를 포함한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는 EGFR을 억제해 치료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타그리소에 내성이 생기면 약물이 EGFR에 결합하기 어려워 항암 치료를 지속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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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달 BBT-176과 함께 임상 1/2상 단계에 있던 미국 블루프린트의 ‘BLU-945’가 물러났다. BLU-945의 임상 1상 결과 치료 효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탓이다. 블루프린트는 BLU-945를 C797S 표적 치료제로서 개발하는 것을 중단하고, 타그리소와 병용요법으로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L858R)에 집중하기로 했다.
임상 1/2상 진입 전인 ‘BLU-701’의 경우 ‘BLU-525’로 백업해 내년 1분기까지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BLU-525는 BLU-701이 가진 용량 상승 제한 문제를 개선한 물질이다. 이 같은 계획은 지난달 블루프린트의 온라인 발표를 통해 공식화됐다.
브릿지바이오는 올해 2분기 주용량군 시험을 완료했으며, 추가 확장 시험을 통해 C797S 돌연변이 대상 효력을 확인하고 추가 용법을 탐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내년 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와의 미팅에서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브릿지바이오는 내년에 해당 FDA 미팅 결과를 반영해 가속 승인 가능한 설계의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임상 2상은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업해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브릿지바이오는 BBT-176과 차별화된 전략을 기반으로 ‘BBT-207’을 발굴해 전임상 단계에 들어섰다.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BBT-207은 브릿지바이오가 내부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발굴한 첫 물질이다. C797S 삼중 돌연변이를 표적 치료하는 BBT-176과 달리 다양한 이중 돌연변이와 발암 변이에도 작용하는 표적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이외에도 향후 추가 공개할 후보물질들을 통해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에 종합적인 치료제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글로벌 비소세포성 폐암 시장 규모는 올해 279억5200만달러(약 37조6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연평균 13%씩 성장해 오는 2026년이면 427억1200만달러(약 56조6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 중 EGFR 변이는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브릿지바이오는 BBT-176과 BBT-207이 향후 조 단위 기술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루프린트가 지난해 11월 C797S 타깃 4세대 EGFR 치료제 후보물질인 BLU-945와 BLU-701을 중국 자이랩(Zai Lab)에 약 7200억원에 기술이전했기 때문이다. 이는 당시 임상 결과 공개 없이 전임상 단계에서 성사된 딜이다. 따라서 브릿지바이오가 우수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계약할 경우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해외 파트너사들과 사업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학회를 통해 BBT-176 임상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사업화 논의를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