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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더 많은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임상시험이라고 보고 회사 측에서 최대한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으로 되도록 빨리 많은 환자들을 모집해 일정 수준의 데이터를 확보한 후 적응증 확대를 허가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기존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이자 롤론티스 경쟁 약물인 암젠의 ‘뉴라스타’ 등은 항암제 투여 후 24시간이 경과 해야 투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화학요법을 받은 다음 날 한번 더 병원을 방문하거나, 입원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는 등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롤론티스가 당일 투여 적응증 확대에 성공하면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전 세계에서 당일 투여가 가능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는 없다.
한미약품 측이 당일 투약 임상에 집중하는 것은 롤론티스 매출 증가와 직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적응증 확대 시 3조원 규모 미국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시장에서 목표 시장점유율 10% 달성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다 롤론티스는 체내 의약품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랩스커버리’ 플랫폼을 적용, 기존 약물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충분한 약효를 낼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롤론티스가 출시되고 로열티를 13%로 가정할 경우 롤론티스가 한미약품에서 가질 가치를 3910억원으로 추정했다.
롤론티스가 FDA를 받으면 한미약품은 두 가지 측면에서 ‘첫 번째’ 타이틀을 붙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롤론티스는 한미약품 파이프라인 중 랩스커버리 플랫폼을 적용한 ‘첫 번째’ 신약이다. 30여 개 달하는 파이프라인 중 절반 정도가 바이오 신약이고, 이 신약들 대부분은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을 적용했다. 이 플랫폼 기술을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증명한다면, 나머지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이나 기술이전 논의에도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의미있는’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국산 FDA 허가 신약이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FDA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35개 중 5개다. 롤론티스가 허가 받는다면 6번째 FDA 허가 국산 신약이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는 3조원 규모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낼 수 있는 ‘첫 번째’ 신약이 되겠다는 목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8조 규모이며 이 중 미국 시장은 절반에 가까운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암젠의 뉴라스타가 이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뉴라스타 바이오시밀러 제품 3개가 나머지를 점유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롤론티스는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이 출시하는 첫번째 글로벌신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미국에서만 약 3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분야에서 반드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룹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
호중구 감소증은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해 감염에 취약해지는 증상이다. 암 환자의 경우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을 때 호중구 감소 부작용이 종종 나타난다. 롤론티스는 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체내 면역작용에 관여하는 과립구를 자극해 호중구 수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약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