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 맞춰 연내 20만명 정규직 전환
정규직 전환 늘수록 노사분규도 늘어나
정규직 전환 계속되는데 청년 채용 한파
시한폭탄 우려에도 정부위원회 ‘개점휴업’
[이데일리 최훈길 최정훈 기자] 문재인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 후폭풍이 거세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노노(勞勞)간 대화를 요구하며 이사장이 단식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등 곳곳에서 노노갈등이 불거졌고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뒷걸음쳤다. 20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단기간에 정규직으로 전환한데 따른 부작용이 확산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뒷짐만 쥔 채 책임을 공공기관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당선 직후인 5월12일 첫 공식 현장 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비정규직 직원들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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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연말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 4935명(누적 기준)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작년 12월 말까지 중앙·지방정부·공공기관 등 853개 기관에서 19만 2698명의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다. 당초 정규직 전환 목표 달성까지 1만명 남짓 남은 셈이다.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맞춰 정규직 전환 숫자 채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후유증은 심각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내홍으로 소위 ‘인국공 사태’가 터진 뒤 한국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까지 노노갈등이 잇따랐다. 통계청이 집계한 노사분규 건수는 2017년에 101건, 2018년 134건, 2019년 141건으로 늘어났다.
정규직 전환 규모가 20만명까지 늘어나는 동안 청년 채용은 오히려 역주행했다. 지난해 공공기관 360곳의 신규 채용(일반 정규직 기준) 규모는 2만7309.76명(시간선택제 포함)에 그쳤다. 2017년(2만1994.75명)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묻지마 정규직화’로 가뜩이나 바늘구멍이던 공공기관 취업문이 더 좁아졌다는 취업준비생들의 반감은 더 커졌다.
이렇게 후유증이 커지는데도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앞서 정부는 작년 3월 정규직 전환 관련 인사·노무관리 등을 총괄하는 기구로 공무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인사혁신처 고위직들로 위원회를 꾸렸다. 하지만 출범 이후 1년 3개월 동안 회의를 지난해 3월 출범 당시와 올해 3월,단 두차례 개최하는데 그치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무리하게 정규직 전환을 해놓고 처우 개선, 임금체계 개편 등 불거진 불씨에 대해선 뒷짐지고 있다”며 “대책 없이 시한폭탄을 안고 가면서 제2·제3의 인국공 사태가 터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 작년말까지 중앙·지방정부, 교육·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등 853개 기관의 비정규직 19만 269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연도별 누적 기준, 단위=명 [자료=고용노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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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건보 콜센터) 직원들이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나선 가운데 김용익 건보 이사장이 문제를 대화로 풀자며 단식에 나섰다. 사진은 14일 단식에 나선 김 이사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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