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란 인기 연예인이나 유명인사, 브랜드 등에서 파생한 상품을 뜻하는 말로, 대중적인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통한다. ‘국민 프로듀서’라고 불린 대중이 뽑은 그룹 워너원의 인기는 글로벌 아이돌 스타 엑소, 방탄소년단을 뛰어넘었다.
1580만 회원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운영사 큐딜리온은 최근 한 달간(8.12~9.11) 스타 굿즈 거래 언급량을 살펴본 결과 워너원이 7590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엑소와 방탄소년단이 각각 5410건, 4680건으로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초 개인간(C2C)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작년 한해 사용자의 검색어를 분석해 발표한 ‘2016 스타굿즈 인기 톱10’에선 각각 검색량 136만3699건, 93만6533건으로 엑소가 1위, 방탄소년단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중고나라’ 네이버 카페와 모바일 앱에선 소속사에서 만든 공식 굿즈와 팬들이 만든 비공식 굿즈 등 스타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이 거래된다.
같은 기간 워너원 멤버들의 개인별 굿즈 언급량(중복 집계)도 살펴봤다. 멤버별 인기 순위는 지난 6월 프로그램 종영 당시 발표된 결과와 달랐다.
강다니엘과 박지훈이 각각 검색량 4560건, 2490건으로 1, 2위를 지킨 가운데 황민현, 윤지성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선 무대에서 9위로 워너원 멤버가 된 황민현은 총 검색량 2330건으로 3위에 올라 순위가 무려 6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윤지성도 8위에서 5위(검색량 2060건)로 인기 변화가 눈에 띄었다.
반면 이대휘와 박우진의 인기는 하락했다. 두 사람 모두 최근 굿즈 언급량으로 살펴본 인기 순위에선 5계단 하락한 8위(1740건), 11위(1310건)로 조사됐다.
워너원은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Mnet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선발된 11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SNS인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0만 명에 달하는 등 막강한 팬덤을 바탕으로 지난 6월부터 올해 연말까지 앨범 판매, 광고수익 등으로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됐다.
중고나라 인기 검색어 5위에 ‘문재인 우표’와 ‘문재인 시계’ 등 대통령 관련 상품이 ‘베어브릭’, ‘레고’, ‘닌텐도스위치’ 등과 함께 2개나 올랐을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을 따 ‘이니 굿즈’로 불리는 상품 가운데는 ‘우표’를 찾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난 5월1일부터 9월11일까지 중고나라 굿즈 언급량을 살펴본 결과 우표가 1200건으로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이어 찻잔(100건), 타임지(90건), 시계(80건), 점퍼(40건) 순으로 조사됐다.
문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는 지난달 17일 330원짜리 기념우표 500만 장과 420원짜리 시트 50만장이 발행됐으나 ‘완판(완전판매)’돼 추가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당시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선 정가가 2만3000원인 기념 우표첩이 4배 비싼 10만원을 호가하는 등 ‘되팔기’도 성행했다. 우정산업본부는 원래 2차 추가발행분을 9월 중순까지 모두 제작할 방침이었지만 사재기를 방지코자 1인 1부로 구매 수량을 제한했음에도 2차 물량이 25만 부에 육박할만한 예약이 쇄도해 제작완료 시점을 10월로 연기했다.
문재인 찻잔과 시계는 청와대 기념품으로 산다는 사람은 많지만 팔겠다는 사람이 없는 상태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이 등산할 때 입은 ‘블랙야크’ 점퍼, 문 대통령이 표지 모델로 등장한 미국 ‘타임’지 아시아판 등이 ‘이니 굿즈’ 수집가들의 여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유승훈 큐딜리온 미디어전략실장은 “아이돌 관련 상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중고나라는 지난 6월부터 연예인 굿즈 카테고리를 세분화했다”며 “아이돌 굿즈는 스타의 활동 시기와 맞물리면 평소보다 최대 10배 이상 중고거래가 증가하고, 정치인의 경우에는 선거 전후나 지지율에 따라 시세와 거래량이 결정된다. 문재인 대통령 관련 상품의 경우 우표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건 다른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다는 장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