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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관망모드..드라기 "필요시 부양책 총동원"(종합)

이정훈 기자I 2014.01.10 00:36:53

두달째 기준금리 동결.."당장 추가조치 불필요" 관망
드라기, 이례적으로 강한 비둘기파 성향 보여
"인플레-단기자금시장-은행간 대출금리 악화땐 행동"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해 11월에 전격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 이후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는 관망모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필요할 경우 모든 부양책을 총동원하겠다”며 강한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드러냈고, 구체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단기 자금시장, 은행간 대출금리가 더 악화되면 행동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ECB는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사상 최저인 0.25%로 동결했다. 또 하루짜리 대출금리인 최저 대출금리도 0.25%로,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금리도 0%로 각각 유지했다.

이같은 결정은 시장 전망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51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점친 바 있다.

아직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관망하는 단계지만, 주춤거리던 경제지표가 다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단기자금 시장에서의 유동성 부족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만큼 추가 부양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ECB가 경기 부양을 더 가속화하고 유동성 확충을 위해 올초쯤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또는 3차 장기대출(LTRO) 실시를 검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드라기 ECB 총재도 “ECB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현재 높은 수준의 통화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추가적으로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단기 자금시장 여건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모든 활용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또 “과도하게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여전히 취약한 유로존 경제 회복세가 다시 악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현재 통화정책위원회는 당장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이 더 악화되거나 단기 자금시장이 더 타이트해지거나 또는 은행간 대출금리가 불안해질 경우 ECB는 곧바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추가 부양의 트리거(촉매제)를 상세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드라기 총재는 또 인플레이션에 대해 “점진적으로 우리 정책목표인 2%에 근접하겠지만, 그 이전에는 상당기간 낮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더불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안정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아주 균형적”이라며 “인플레이션 상승을 우려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을 갈 것이라고도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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