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네브라스카주)=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자신의 후계자에 대해 이사회내에서 확실한 합의를 이뤘으며 자신이 떠나도 버크셔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과거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나 제너럴일렉트릭(GE),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에 투자했듯이 자신이 없는 버크셔 역시 앞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핏 CEO는 4일(현지시간) 네브라스카 오마하에서 열리고 있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당시 밤에 잠을 못잘 정도로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한 주주의 질문을 받고 자신의 후계자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나보다 더 많은 두뇌(브레인)들을 거느리고 더 많은 에너지와 열정을 가진 CEO를 후계자로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이는 현재 이사회에서 매번 회의 때마다 검토하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후계자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내놓지 않았지만, 그는 “나 이후에 지명될 후계자에 대해 이사회 내에서는 이미 확실하게 합의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버크셔의 재보험 사업을 이끌고 있는 애지트 제인과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의 매튜 로즈 CEO 등을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이 떠나고 후계자가 새로 CEO로 취임하더라도 버크셔라는 지주회사의 시스템과 문화에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버핏 CEO는 “이미 여러 해동안 내가 물러난 뒤에도 쉽게 바뀌지 않을 버크셔의 기업문화를 구축하는데 주력해왔다”며 “일부 신문들은 종종 내가 없는 버크셔에 대해 우려하는 기사들을 쓰는데, 내가 없어도 회사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성장했고 많은 기업체들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차기 CEO가 내가 했던 방식대로 회사를 이끌 필요는 없으며 어떤 변화는 회사를 더 나아지게 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렇다고 큰 차이는 없을 것이며 각 사업부문에 배치된 매니저들도 이같은 회사의 연속성을 이끌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대목에서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버핏이 떠난 후를 우려해 버크셔 주식을 팔려는 나같은 주주들이 있을지 모른다”며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해 주주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버핏 CEO는 차기 CEO가 취임해도 시장에서의 버크셔 역할은 변함없을 것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그는 특유의 비유법을 사용해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질 때 800 전화번호(미국의 수신자부담 전화)가 될 것”이라며 “만약 며칠간 다우지수가 하루에 1000포인트씩 하락하는 날이 온다면 그 파도가 지나간 뒤 벌거벗겨진 채 수영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그동안 우리가 투자했던 골드만삭스나 GE,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모두 그런 위기 시절에 이뤄졌다”며 “이는 내가 없더라도 버크셔의 브랜드가 될 것이며 나의 후계자는 버핏의 이름을 대신해 우리 자금을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