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Commodity Issue]유럽위기? 원자재 시장엔 毒

신상건 기자I 2011.05.24 08:20:00

귀금속 제외한 나머지 품목에 악재
"美 부채한도 조정 여부 변수될 듯"

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23일 16시 3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의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유로존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향후 원자재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귀금속 시장에는 약(藥), 원유와 비철금속시장 등에는 독(毒)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현지시간)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다. 특히 이날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 가격이 15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귀금속 시장이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메튜 제만 킹스뷰 파이낸셜 시장 전략가는 "금은 투자자들에게 유럽경제 불안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유로존 재정 위기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그리스 채무조정 반대와 스페인 집권당 선거 참패 등 유럽리스크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귀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제공될 것으로 예측했다. 증거금 부담감이 커진 은보다 금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23일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가 떠올라 가장 주목받게 된 것은 바로 금"이라면서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 약세 기조가 종료됐는데도 1400달러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리스크가 지속된다면 금 가격 1500달러선은 지켜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나머지 원유와 비철금속시장에는 유로화 약세로 인한 미 달러화 강세와 글로벌 경기 회복 위축 등으로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달러는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1.4달러대로 내려 앉았고 상대적으로 미 달러화는 강세를 띠고 있다. 곡물 시장은 다소 부정적이지만 기상 악화 등에 따른 수급 상황이 가장 큰 이슈로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임병효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문제가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에 위험선호 심리가 약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곧 안전자산인 귀금속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원자재 시장의 조정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로존 재정위기는 경제성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 정부 부채 한도 조정 문제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미 부채 한도가 상향될 경우 유동성 증가에 따라 미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정부 부채는 법정 한도인 14조2940억달러에 도달한 상태다. 현재 미 의회에서는 정부가 국채발행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에 한도를 늘리는 안건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신지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유로존 재정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재료는 미 정부의 부채한도 조정 문제"라면서 "이는 미 달러화에 추세를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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