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1월 27일 11시 0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지난해 경기회복과 기업들의 실적개선으로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이 66곳에 달했다. 이는 등급 하향기업 수보다 8배 이상 많은 수치로 1998년 신용등급 공시 이후 사상 최대 기록이다.
2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보유기업 344개사 중 상향 66개사, 하향 8개사, 부도 6개사 등 총 80개 기업의 등급이 바뀌었다. 등급변동률은 2009년보다 7.0%포인트 상승한 27.5%였고, 등급상하향배율은 8.3배, 등급변동성향은 20.4%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등급변동 방향은 강한 상승 분위기였지만, 등급상승은 투자등급에 몰리고 투기등급에서는 등급 하락과 부도 발생이 집중되는 등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등급이 상승한 66개사 중 65개사가 투자등급이었고, 투기등급 중 오른 곳은 1개사(게임하이 B+→BB-)에 불과했다. 투기등급에서 투자등급으로 오른 `Rising Star`는 한 곳도 없었다.
투자등급을 보유한 284개사 중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3개 건설사(한일건설, 남광토건, 대우자동차판매)는 투기등급을 받아 `Fallen Angel(추락천사)`의 불명예를 안았다. 투기등급 60개사 중 등급하락 기업은 5곳(네이쳐글로벌, 인스프리트, 제넥셀세인, 피에스앤지, 한국기술투자)이었다. 이밖에 네오세미테크, 산양전기, 씨앤상선, 에스피코프, 중앙디자인, 하이드로젠파워 등 6개사는 기존 투기등급에서 부도 처리됐다.
지난해말 기준 한기평의 투자등급 비중은 88.1%로 전년말보다 5.5%포인트 상승했고,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등급 내에서도 A등급 이상 비중이 2007년 53.4%에서 지난해말 76.6%로 꾸준히 상승한 반면, BBB등급 비중은 2007년 26.5%에서 지난해말 12.1%수준까지 하락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기관들이 투자 가이드라인을 상향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던 게 배경이다. 또한 BBB등급의 상대적인 신용위험 스프레드 확대현상으로 인해 회사채 시장 접근성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32개사, 서비스 21개사, 금융 13개사의 신용등급이 올랐고, 등급하락은 각각 4개사, 3개사, 1개사였다. 제조부문에서는 화학과 자동차, 1차금속, 전자통신기기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등급변동이 높게 나타났다.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인 기업이 319개사로 91.7%를 차지했고, 긍정적(Positive)과 부정적(Negative)인 기업이 각각 21곳, 3곳이었다. 유동적(Evolving) 전망이 부여된 기업은 없었다.
정원현 한기평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우량업체들의 사업지위와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됐고, 경기대응력도 한층 강화됐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가간 환율갈등 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신용위험 상승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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