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1월 21일 14시 1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정선영 기자] "미국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달러자금의 역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중국, 유럽과 함께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소장(사진)에게 올해 금융시장에서 주목할 점을 묻자 그는 달러의 역류 가능성을 꼽았다.
미국 추가 양적완화(QE2)와 함께 촉발된 각국의 환율 갈등은 잦아들겠지만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달러 유동성이 거꾸로 미국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출구전략이 빨라질수록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는 유럽 재정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곳은 포르투갈을 꼽았다.
그는 포르투갈은 오는 4월 56억유로의 장기 국채 발행을 비롯해 올해 통틀어 약 200억유로를 발행해야 한다면서 스페인까지 위기가 전이되지 않더라도 포르투갈 위기가 재차 발생할 경우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신용 등급 전망 역시 낮아지고 있어 7% 국채 금리가 마지노선이라고 봐야 한다"라고도 했다.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폭이 점차 줄고 있고 위안화도 어느 정도 절상되고 있어 환율 갈등 소지는 어느 정도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 여부는 여전히 관심사다. 원자재 가격 폭등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소장은 "세계 경제가 회복되기 전에 원자재가 폭등으로 인해 인플레가 심화돼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만큼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 위기, 중국 긴축 등 글로벌 금융 이슈에 따른 달러 유동성의 힘에 밀리지 않으려면 그만큼 사전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해 6월 이후 '자본유출입 모니터링본부' 신설을 추진해 왔다. 글로벌 투자 흐름을 사전에 모니터링해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줄이자는 차원이다. 그러나 준비단을 꾸렸음에도 아직 투자자별 자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고 있어 유관 기관과의 협조를 논의하는 단계다.
이 소장은 "지난 금융위기 때만해도 우리나라에서 695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한국 시장이 이머징 마켓에서는 가장 튼튼하다고 해도 위기가 발생하면 바로 빠져나갈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작년 유로존 위기도 지정학적리스크가 겹치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는데 면밀한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기관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원화 강세 역시 꾸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투자은행(IB)들의 원화 투자 전략 등에 따르면 원화는 올해도 꾸준히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원화 절상 등에 기댄 자금 유입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 유출입 규제는 시장 흐름에 반할 정도의 무리한 정책이 아닌 유출입 속도에 대한 일종의 조절이라고 보면 된다"며 "국제금융센터는 사전 경보 시스템에 충실하면서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부작용이 없는지를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