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한국이 좁다)④국민은행, 실크로드를 간다

김현동 기자I 2007.10.18 10:30:00

`트라이앵클 네트워크` 구축
中 영업망 확대..인니·카자흐 M&A 추진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 4월 카자흐스탄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알마티를 방문했다. 2개월 뒤 국민은행은 알마티 사무소를 개설했다. 다시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현지 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다. 강정원 행장은 카자흐스탄에서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해외 진출 전략 키워드는 `트라이앵글 네트워크`다.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독립국가연합(CIS)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를 따라 아시아 금융시장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 中~CIS `금융 실크로드`를 닦는다

국민은행 `트라이앵글 네트워크`의 출발점은 중국이다. 그 동안 사무소 형태로 머물러 있던 국민은행의 광저우(廣州) 사무소는 지난 7월 지점으로 승격됐다. 광저우는 베이징, 상하이와 더불어 중국 경제 3대 축의 하나인 광둥성(廣東省)의 중심지다.

국민은행은 이미 화남경제권의 거점인 홍콩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다. 연말께 헤이룽장성(黑龍江省)의 성도인 하얼빈(哈爾賓)에 지점을 개설하면, 국민은행은 세계에서 경제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에서도 핵심 경제지역인 동부 경제권에 영업망을 확보하게 된다.

중국이 영업망 확대로 승부수를 띄운 곳이라면, 국민은행에게 동·서남아시아는 현지 은행 인수를 통한 현지화로 승부하는 지역이다.

국민은행은 이미 2003년 국내외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BII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했고, 이사회 구성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BII은행의 2대 주주(지분 14.06%)다.

인도네시아 외에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인도 등도 국민은행의 아시아 은행 M&A 대상이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이미 이사회에서 지분 인수를 위한 자문용역 계약 체결을 결의한 만큼, 현지 은행 인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소규모 은행 인수를 통해 현지 은행업 인가를 받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이달 말쯤에는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치민에 현지 사무소를 열 예정이며, 연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지점을 열 계획이다.

◇ 금융IT·SOD 해외시장 공략 자신감

국민은행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는 데는 그 만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대은행으로 소매금융 부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IT인프라와 상품개발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영업점 업무분리(SOD)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운영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SOD는 현지 교민과 한국기업 위주로 제한됐던 해외영업을 현지 기업과 현지인들로 확장할 수 있는 국민은행 해외 진출의 비밀병기라고 할 수 있다.

은행 해외 진출의 핵심요소인 인력 부문에서도 올해 초 해외 진출 대상 7개국에 18명의 직원을 파견해 지역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으며, 현지화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올해 6개국 현지 인력 20명을 선발해 국내 본부부서에 배치, 각 분야별 전문가로 키우고 있다.

국민은행(060000)은 현재 6개에 불과한 해외 네트워크를 향후 17개 지역으로 늘리고, 1.2% 수준에 불과한 해외 자산 비중을 2010년에는 8%, 2015년에는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오용국 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은 "카자흐스탄에 가 보니까 국민은행의 금융IT 인프라 수준에 놀라더라"며 "국민은행의 소매금융 노하우와 기업금융, 인터넷 뱅킹 실력이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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