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긴축 무색..대출비율 사상최고 수준↑

최한나 기자I 2007.05.24 09:00:00

지준율 인상에도 올해 예대율 작년보다 높아져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은행들이 주택담보 대출에 이어 중소기업 대출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예대율(loan-deposit ratio)이 사상 최고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예대율이란 은행이 걷은 예금 가운데 어느 만큼을 대출로 운용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로, 수치가 높아지면 대출에 적극적임을 의미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중 국내 예금은행의 예대율은 84.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에 비해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은행들의 가계대출이 폭증하면서 예대율은 지난해 11월 들어 85.4%로 상승, 지난 1996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후 지급준비율 인상 등 한국은행의 유동성 긴축조치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 증권사의 어음관리계좌(CMA) 등으로 예금이 이탈하자,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성 수신' 급격히 늘리는 방법으로 대출재원을 마련하고 있어 당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
 
크레디스위스(CS)증권에 따르면, CD와 은행채 등 시장성 수신을 제외할 경우 은행의 예대율은 120%에 달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금으로 받은 재원을 20%나 초과해 대출해 주고 있다는 의미.
 
CS는 지난 6개월간 예금이 전년 동기에 비해 4.3% 늘어난데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은 14.2%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CS증권은 "은행들이 시장성 수신을 늘려 대출을 확대함에 따라 CD발행 잔액이 2년전보다 80%나 불어났다"면서 "지난해말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조치가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이성태 한은 총재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각각 은행장들과 가진 모임에서 채권과 CD발행 확대 움직임에 대해 경고성 우려 메시지를 전달했다. (관련기사: `유동성`에 곤혹스런 당국, 칼자루 만지작 )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