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우기자]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이후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경제가 우려대로 악화된다면 장기금리 추가 하락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금리정책에 따라 미국 달러 매수세의 강도도 달라질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이 금리를 올리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중단하면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되고 이로 인해 정책금리 인상분만큼 장기금리에 이전된다면 미국의 장기금리가 큰 반발력으로 튈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전날 오후 3시22분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마켓플러스`에 이미 게재됐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 `경기 침체 우려` Vs `달러 선호 결과물일 뿐`
장기 금리가 크게 내리면 일반적으로 향후 경기 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인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연방금리가 4.5% 혹은 4.75%까지 오른다면 1분기중 역전이 정착될 가능성은 충분하고 나아가 연방금리와 10년 금리와의 역전도 1분기 중에는 가능하다"며 "과거 겅험에 기반해 경기 침에 우려가 금융시장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는 견실하다며 이번 금리 역전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현 경기흐름은 고용안정, 실물 및 소비심리 지표의 호조 속에 인플레 지표의 안정으로 저물가 속에 견실한 경기성장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라며 "미국의 수익률곡선(yield-curve) 역전현상을 단순한 경기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다"고 설명했다.
결국 금리 메리트가 높은 달러 자산 선호로 인해 빚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금리인상을 기대했던 일본과 유럽시장의 자금이 그 기대감이 꺽이자 달러 매수세에 가세한 점이 미국 장기 금리를 끌어내린 큰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내년 상반기 장기금리 튀나
문제는 각국의 통화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 내년 상반기다. 미국이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한 상황이고 특히 일본이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채 선호현상이 완화되면서, 미국의 단기금리 상승분이 장기금리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줬던 수급의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가 여전해 수급과 펀더멘털이 동시에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 금리 상승의 반발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미국채 수요중 일본 수요가 굉장히 큰데 내년 상반기 중 일본이 금리인상 시그널을 주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게 된다면 미 국채 시장에서 수급 측의 급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은 미국의 물가가 안정적이지만 집값이나 교육비 등 비교역재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추세가 연장되고 있다"며 "수급과 인플레이션 부담이 겹치면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금리가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아직 금리인상 정책으로 전화하기에는 여건이 허락하고 있지 않지만 긴축으로의 전환 시그널만 주어지더라도 자금 이동 측면에서 큰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성윤 연구원도 "미 장기금리의 하락세 배경에는 2000년 당시보다 금융시장 글로벌화가 확장된 가운데 13차례에 걸친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가 해외수요를 견인한 점이 크다"며 "결국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시 해외수요 둔화와 이로 인한 장기금리 상승 리스크가 잠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