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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예금 사상 최대폭 급증..7월말 185.4억불

최현석 기자I 2005.08.05 06:00:09

해외증권 발행 러시로 한달새 29.6억불 폭증..환율 하락압력 주목
엔화예금 비중 2년7개월만에 10% 하향

[이데일리 최현석기자] 기업들의 대규모 해외증권 발행 영향으로 외화예금이 폭증했다.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에 대한 부담으로 기업들이 급히 외화예금 인출에 나서며 환율 하락 압력을 높일 지 주목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현재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185억4000만달러로 전월말에 비해 29억6000만달러 급증했다. 증가폭이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6월과 7월의 25억4000만달러와 24억1000만달러를 크게 웃돌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

하이닉스와 KT의 해외채권 발행분 9억달러가 외화예금 증가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달 21일 LG필립스LCD가 12억달러 수준의 해외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하며 외화예금 급증을 초래했다.

외화예금이 단기 급증해 한꺼번에 인출될 경우 환율을 급락시킬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외화예금은 지난 6월말 환율 하락 반전에 대비한 기업 인출 여파로 석달만에 감소로 반전했다.

그러나 한은은 외화예금 증가분이 대부분 환위험 헤지를 마친 해외증권 발행분이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LG필립스LCD에서 이달 인출에 나서더라도 외환시장에서 환전할 수요는 극히 일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오동철 한은 외환분석팀 차장은 "수출대금 영수가 늘고 일부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자금과 거액 DR발행 자금 유입이 집중돼 일시 예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며 "대부분 환위험 헤지를 하고 들어온 자금인 데다 달러 결제용이나 차입자금 상환용으로 사용한 자금이 많아
인출되더라도 환율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화별로는 달러 예금 급증으로 엔화 예금 비중이 9%로 떨어지며 지난 2002년말 이후 2년7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0%를 밑돌았다. 미 달러예금이 28억7000만달러 늘어난 15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엔화예금과 기타통화예금은 각각 5000만달러와 4000만달러 증가한 16억6000만달러와 10억7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보유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155억9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8억5000만달러 급증했으나, 개인예금은 29억5000만달러로 1억1000만달러 증가에 그쳤다. 개인예금 비중은 15.9%에 불과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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