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실망감 확산..나스닥 62p, 다우 43p 하락

김상석 기자I 2001.02.14 06:22:12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증언에 대해 초반에는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이던 뉴욕증시가 금리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데다 경기 낙관론을 바탕으로 한 금리정책에 대한 우려로 3대지수가 다시 반락, 일제히 마이너스로 장을 마쳤다. 13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상원 증언이 시작됐던 오전 10시를 지나 증언내용이 서면으로 알려지면서 지수가 급등, 어제 종가보다 65포인트 급등한 일중 최고치인 2554.65포인트까지 올랐다. 그러나 오후장들어 꾸준히 반락하다가 장막판 폭락세를 보이면서 지수는 어제보다 61.93포인트, 2.49% 하락한 2427.73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 역시 정오무렵까지는 꾸준히 지수가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장후반들면서 제약주들의 주도하에 지수가 반락, 어제보다 43.45포인트, 0.40% 하락한 10903.32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는 어제보다 0.87%, 11.51포인트 하락한 1318.80포인트를, 소형주중심의 러셀 2000지수 역시 어제보다 0.55%, 2.78포인트 하락한 502.57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은 13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의 증언에서 "현재의 경기둔화는 다분히 제한적인 것"이라며 이는 기업들의 공급과잉에 따른 일시적 조정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조정과정이 끝나는 하반기부터는 경제활동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번 의회증언에서 그린스펀 의장이 제로성장률을 강조하던 상황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연준은 올 하반기 GDP 성장률이 2-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생산성증가 전망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양호한 편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예상보다 낙관적인 경기관이 발표되자 월가서는 두 가지 해석이 도출됐다. 이를 액면 그대로 해석한 세력은 결국 예상보다 경기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은 바로 하반기 경기호조를 의미하고 따라서 호재라는 것이었다. 증언을 전후해 지수들이 상승세를 탔던 논리다. 그러나 이는 결국 금리인하의 강도와 속도에 있어서 기대에 못미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재해석되면서 결국 장후반 약세로 돌아서고 말았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컴퓨터 2.85%, 텔레콤지수가 3.05%의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도 1.7% 하락했다. CS 퍼스트 보스턴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인텔이 5% 급락했고 역시 투자등급이 하향조정된 브로드컴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도 큰 폭으로 하락,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어제보다 2%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어제 4.9% 상승했던 시스코가 오늘은 2% 하락했으며 인텔은 CS 퍼스트 보스턴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영향으로 장초반의 강세를 모두 삭감하고 결국 5%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밖에 JDS 유니페이스, 오러클, 선마이크로시스템, 마이크로소프트, 델컴퓨터, 월드컴 등 간판급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UBS워버그가 긍정적인 코멘트를 한 통신칩메이커들이 일제히 올라 비테스 세미컨덕터,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서킷, 트랜스위치 등이 동반강세를 보였다. 거래소시장에서는 바이오테크, 컴퓨터, 금, 인터넷, 반도체, 소매유통주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안전한 피난처인 헬스캐어, 화학, 유틸리티, 석유, 제약주들이 약세였다. 특히 파이저, 머크, 파머시아 등 제약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식품의약청이 파이저가 개발중인 약품에 대해 경고성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휴렛패커드, 보잉, 듀퐁, 이스트만코닥, 3M,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등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인텔이 5% 하락한 것을 비롯, 알코아, 어메리칸익스프레스, 월트디즈니, 존슨앤존슨, 머크, JP모건 등이 약세였다. 뉴욕에 소재한 13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생명보험회사인 메트라이프는 오늘 아침 4/4분기 순익이 4억4백만달러, 주당 51센트로 전년동기에 비해 9%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퍼스트콜의 예상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주가는 강보합선에 머물렀다. 시티그룹의 시티은행은 네덜란드 ABN암로의 유러피언 어메리칸뱅크를 20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러피언 어메리칸뱅크는 뉴욕과 롱아일랜드지역에 98개 지점을 갖고 있는 은행으로 시티은행은 이 지역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 은행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인수업체인 시티그룹은 약세를 보였지만 ABN암로의 ADR은 강세를 보였다. 오늘 아침 미 상무부가 발표한 1월중 소매매출은 주식, 채권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상무부는 1월중 소매매출이 전월에 비해 0.7%나 증가했다고 발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0.5% 증가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매매출의 증가와 함께 재고수준의 변화도 함께 감안해야 유의한 해석이 나온다며 섣부른 평가를 꺼려하는 분위기다. 거래량은 거래소시장이 10억6천6백만주, 나스닥시장이 17억1천8백만주로 어제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거래소시장이 15대15, 나스닥시장이 13대18로 나스닥시장에서 하락종목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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