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간 기세좋게 오르던 나스닥지수가 한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 뉴욕 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 등 뉴욕 증시의 모든 지수들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최근 급등했던 대형 첨단기술주들의 이익실현 매물이 많이 나온데다 다음주에 열릴 FOMC(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에 다소 불안감이 감돌기 시작한 때문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22일 다우지수는 121.62포인트, 1.16% 하락한 1만376.12로 마감됐다.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던 나스닥지수는 오후들어 하락폭이 커지면서 127.17포인트, 3.13% 떨어진 3,936.84로 끝났다. 나스닥지수가 4,000선을 넘어선지 이틀만에 다시 3천대로 밀린 것이다.
대형주위주의 S&P 500 지수는 26.95포인트, 1.82% 떨어진 1,452.18을, 소형주중심의 러셀 2000지수는 12.60포인트, 2.39% 하락한 515.01였다. 뉴욕 증시 상장종목의 99%를 포괄하는 윌셔 5000 지수는 257.15포인트, 1.86% 떨어진 1만3,605.06였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최근 급등했던 대형 첨단기술주들이 일제히 약세로 밀리면서 종일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 5일동안 큰 폭으로 오른 대형 첨단기술주들에 대해 이익실현 매물이 많이 나온 탓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바이오테크, 제약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뉴욕 증권거래소의 대형 기술주들도 하락한 반면 최근 약세를 보이던 금융주는 보합수준였다.
반도체는 전일 반도체협회가 지난달부터 수요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밝힌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인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아날로그 칩메이커 버 블라운을 76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2.6% 하락, 반도체주가의 하락폭을 키웠다. 버 블라운은 41%나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7% 하락했다.
그러나 반도체중 램버스만은 삼성전자가 램버스 디자인을 사용하기로 한데 힘입어 8%나 올랐다.
최근 급등했던 바이오테크도 이날 휴먼게놈(8.5%하락), 암겐(4.5%) 등 대표주자들이 폭락하면서 이날 약세를 보였다. 나스닥바이오테크지수는 3.7% 떨어졌다.
유통, 자동차, 운송 등 경기순환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주식들도 대거 하락했다. 자동차의 경우 최근 석유값 상승 때문에 대형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면서 GM,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화이저, 엘리 릴리 등 제약주도 이날 유럽의 로쉬사가 실적부진을 발표하는 바람에 성장성 및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돼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를 크게 떨어뜨린 종목은 인텔(나스닥상장종목이면서 다우지수 산정종목임),
IBM, 하니웰, GM, 필립모리스 등였다. 다우지수 산정종목중 상승종목은 북한 진출발표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코카콜라, AT&T, SBC 커뮤니케이션즈 정도였다.
나스닥지수는 시스코, 오라클, 인텔, 선마이크로 등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지수를 크게 끌어내렸다. 시스코, 오라클, 선마이크로는 각각 4.4~5.3% 정도씩 떨어졌다. 야후도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가 향후 실적이 썩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날 7.4%나 하락했다.
전일 잭슨판사의 제재조치 유예 결정에 따라 큰 폭으로 올랐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인터넷관련 새 소프트웨어를 발표했음에도 불구, 1%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 대형 첨단기술주들의 하락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에 따른 반락일 뿐이라며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모습였다.
최근 폭락했던 퀄컴이 이날은 6%나 올라 지수하락폭을 줄였다. 퀄컴은 이날 노키아의 인수설에 힘입어 급등했다. 노키아는 8%나 하락했다.
그러나 이날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0억주, 나스닥시장 16억주로 최근 수준에 비해 상당히 늘어난 편이어서 그동안 관망세를 보이던 증시 주변자금들이 서서히 시장에 들어올 채
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