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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K-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 최강 유한양행의 비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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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I 2025.11.25 12:25:34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유한양행(000100)은 올해도 매출 2조원의 벽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곳은 유한양행이 유일한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통 제약사 1위 타이틀 수성이 확실시 된다. 유한양행은 바이오텍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상생’을 기조로 큰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256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사상 첫 반기 매출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연달아 반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48.1%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유한양행의 예상 매출은 2조2480억원이다. 유한양행 성장의 중심에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위험, 중수익’의 오픈이노베이션

신약 개발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 사업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검증된 기술을 가진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익은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바이오텍으로부터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도입해 개발을 진행하면서 상업화 전 글로벌 제약사에 다시 기술수출하는 방식이다. 전임상 또는 초기 임상 단계 물질을 기술도입해 리스크를 줄이고 글로벌 빅파마에 다시 기술수출해 해외 승인 절차와 마케팅에서도 부담을 줄였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신약 개발 불확실성을 줄이고 상업화 시점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 먼저, 바이오텍이 검증한 플랫폼과 후보 물질을 조기에 도입해 개념검증(PoC)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으며 일차적으로 물질을 스크리닝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신약 개발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상업화 측면에서는 글로벌 진출과 가치 극대화에 유리하다. 규제·허가·상업화 역량과 유통망을 갖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을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지역 확장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출시 시점을 앞당기고 최대 매출 도달 속도를 높이는 윈-윈(Win-Win) 전략이 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 금액에서 잘 나타난다. 유한양행은 바이오텍에 전략적투자자(SI)로 지분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기술 또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최근 3년 바이오텍에 투자한 금액은 총 1168억원에 달한다.

유한양행이 투자한 바이오텍은 ‘에이프릴바이오’, ‘셀비온’, ‘신테카바이오’, ‘프로젠’, ‘이뮨온시아’, ‘에임드바이오’, ‘애드파마’, ‘노보메디슨’, ‘제이인츠바이오’, ‘메디라마’, ‘스파인바이오파마’,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등 총 15곳이다.

유한양행은 확보한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더 고도화 시키고,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상업화를 통해 확보한 수익의 일부는 원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바이오텍에도 분배하며 ‘상생’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은 바이오텍에서 기초연구로 확장하며 진화하고 있다. 2022년부터 기초연구에 특화된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인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을 운영하면서 과제별로 1억원 규모를 투자해 검증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유한양행은 혁신 신약 R&D 기술을 확보하고 후속 연구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창기에는 지분 인수를 통한 기술도입을 중점적으로 했지만 현재는 특정 기술만 라이선스 인하는 방식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이노베이션 최고의 사례 ‘렉라자’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전임상 단계에서 도입했다. 이후 자체적으로 임상 및 개발을 진행하면서 발전시켰고 2018년 존슨앤존슨(J&J) 자회사인 이노베이티브 메디슨(당시 얀센)에 렉라자의 글로벌 개발·판권을 12억5500만달러(약 1조7800억원)에 다시 한 번 기술수출했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렉라자 자체 개발을 계속 진행해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를 받아 국산 신약 31호에 이름을 올렸으며 미국에서는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비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일부 증권사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판매 로열티가 최대 5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2의 렉라자’ 후보는

레이저티닙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의 힘을 확신한 유한양행은 ‘두 번째 렉라자’를 넘어 세 번째, 네 번째 물질까지 탐색하고 있다. 현재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확보한 물질 중 가장 큰 기대를 받는 파이프라인은 알레르기 질환 신약 후보물질 ‘YH35324’(레시게르셉트)로 이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유한양행은 2020년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해당 파이프라인을 기술도입했다. 유한양행은 지아이이노베이션과 YH35324의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유한양행이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 독점적 전용실시권을 보유하고 있다.

YH35324는 항(anti) 면역글로불린 E(IgE) 계열 Fc 융합단백질 신약이다. 혈중 유리 IgE 및 IgE 수용체 알파 단백질 자가항체에 결합해 제거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통해 알레르기 증상을 개선시킨다.

유한양행은 YH35324 임상 1상 시험 3건을 통해 안전성 및 예비적 개념 증명(PoC)을 확인했다. 임상1상 시험 결과, YH35324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에서 안전성과 대조약 대비 더 강력하면서 지속적인 혈중 유리 IgE 억제 활성을 보여줬다. 실제로 만성 두드러기 평가 지표인 ‘7일 동안의 두드러기 활성도 점수’(UAS7) 평가에서 대조군 대비 더 우수한 활성을 나타냈다.

특히, 같은 기전 치료제로는 노바티스의 ‘졸레어’가 유일한 상황인데 졸레어를 통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환자에서 UAS7 점수가 기저치 대비 유의하게 감소하며 전반적인 증상 개선을 보였다. 이는 YH35324가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치료에서 오말리주맙의 치료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졸레어의 연간 매출은 5조원에 달하는 만큼 YH35324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분석기관 스트레이트 리서치 등에 따르면 글로벌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약 50조원에서 2033년 88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엔솔바이오로부터 확보한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는 스페인 스파인바이오파마로 다시 기술수출돼 미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 제이인츠바이오와 개발 중인 폐암치료제 ‘YH42946’(임상 1상)도 개발이 순항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YH35324은 임상 1상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여준 파이프라인”이라며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글로벌 R&D 확대 전략의 성공적인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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