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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평 무난히 통과 기대...‘거래소 숙제도 완벽히 끝내’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솔바이오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의 첫 관문인 기술성평가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성평가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기술 완성도와 인력 수준, 성장 잠재력 등을 평가받는 절차다. 두 곳으로부터 BBB등급 이상,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앞서 엔솔바이오는 2022년 9월 기술성평가에서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A를, 한국기술신용평가로부터 BBB를 받음으로써 조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예비상장심사를 자진철회하면서 이번에 절차를 다시 진행하게 됐다. 2022년 당시보다 기술수출 성공과 파이프라인 강화 등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인 만큼 이번에도 무난히 기술성평가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솔바이오는 그 어느 때보다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예비상장심사 자진철회 후 절치부심하며, 실질적 성과를 쌓은 덕분이다. 당시 한국거래소가 내준 단독 기술수출 경험과 주요 파이프라인의 수익화 등의 숙제도 완벽히 끝냈다.
엔솔바이오는 최근 1년 사이 단독 기술수출 경험, 지속 가능한 기술수출을 위한 플랫폼 마련, 안정적 성장을 위한 우군 확보라는 실적을 냈다. 하나 하나 업계가 주목할 정도로 가치도 크다.
실제 엔솔바이오는 지난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P2K’의 추가 적응증에 대한 기술을 수출했다. 골관절염, 섬유증, 종양 등에 대해서다. 해당 계약으로 엔솔바이오는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500만 달러(약 72억원) △진행 단계별 지급되는 마일스톤 1억 5000만 달러(약 2200억원) △P2K 기반 적응증 확대 제품의 미국 시판 후 순매출에 따라 10년간 별도의 경상기술료(로열티)를 스파이바이오파마로부터 받기로 했다.
추가적인 기술수출도 기대된다. 엔솔바이오는 골관절염치료제 ‘E1K’의 글로벌 기술수출에 대한 논의를 복수의 기업과 진행하고 있다. E1K는 생체 유래 아미노산 5개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통증을 경감하며, 연골을 재생하는 2중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는 약물이다.
엔솔바이오는 E1K로 통증경감과 연골재생으로 특징되는 골관절염 근본치료제 ‘디모드’(DMOAD)’ 입증을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년간 시행한 인체 대상 E1K 3개 임상(임상1a, 임상1b, 임상2상) 데이터에 대한 통합 분석까지 마친 상태다.
E1K는 P2K의 배 이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골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통증을 낮춰주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통 약물을 활용하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골관절염치료제 시장은 2022년 82억 달러(약 12조원)에서 2032년 184억 달러(약 26조원)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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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성장 위한 플랫폼도 마련...“내년 1분기 예비상장심사 신청할 것”
지속적인 기술수출을 위한 플랫폼도 마련했다. 인공지능(AI) 펩타이드 발굴 플랫폼 ‘EPDS’(Ensol Peptide Discovery System)가 대표적인 예다. EPDS는 단백질 정보은행(PDB)에 등록된 단백질들의 구조 정보로부터 AI 학습을 통해 단백질 형태에 관여하는 아미노산 분자들 사이의 에너지 값을 계산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타깃 단백질이나 다른 펩타이드들과 상호작용하는 최적의 펩타이드 서열을 발굴할 수 있다. 타깃 선택성이 높은 펩타이드를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에 찾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엔솔바이오는 EPDS에 기반해 PDC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며 “이 같은 플랫폼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DC는 펩타이드와 세포 독성 약물을 링커로 연결한 의약품이다. 기본적으로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유사하지만, 타깃 작용 기전이 항체가 아닌 펩타이드라는 차이가 있다. PDC는 ADC 대비 분자량이 작고 조직 침투성이 좋으며, 합성하고 정제하는 게 쉬워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PDC 시장 규모는 2022년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250억원)에서 2030년에는 103억 2000만 달러(14조 2420억원)로 연평균 30.2% 성장한다.
‘슈퍼개미’로 일컬어지는 형인우 대표가 이달 엔솔바이오의 주요 투자자로 합류한 배경이기도 하다. 엔솔바이오는 형 대표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100억원 규모 보통주 11만 8637주를 발행한다. 납입일은 내년 1월 24일이다. 형 대표가 투자금 납입을 완료하면 엔솔바이오 지분 9.8%가량을 보유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형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처남이다. 알테오젠의 성공적인 투자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알테오젠의 지분 5.11%를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000억원이 넘는다. 형 대표는 삼성SDS, 한게임, 네이버, 한게임재팬을 거쳐 카카오(035720)이사, 케이큐브홀딩스 대표를 역임했다. 2011년부터 경영 컨설팅 기업인 스마트앤그로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시장도 이 같은 엔솔바이오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이 이를 방증한다. 예비상장심사에서 자진철회 후 엔솔바이오의 주가는 지난 3월 2800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파이프라인 확장과 기술수출 소식 등에 힘입어 최근 1만 8000원을 넘어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로 보면 엔솔바이오는 내년 1분기까지 기술성평가를 완료하고, 예비상장심사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인 기술수출 등 호재도 기대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관심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