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이 뜬다-폐암]②렉라자, 의료 현장에서도 만족…‘블록버스터’ 확실

김진수 기자I 2024.11.01 09:05:32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유한양행(000100)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보이면서 글로벌 무대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현재 연매출 4조원 달성을 통해 글로벌 50대 제약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성장이 글로벌 50대 제약사 도약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이 타그리소와 약가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가정하는 경우 점유율은 41%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미국 시장 출시 첫 해 추정 매출은 약 3100억원 가량에 달한다. 증권업계는 2027년 렉라자가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서 국내 최초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유한양행 렉라자 정. (사진=유한양행)
렉라자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효과’다. FDA 허가를 이끈 ‘마리포사-1’(MARIPOSA-1)임상 결과에 따르면 표준 치료요법인 타그리소를 복용한 환자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은 16.6개월이지만, 유한양행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투여 받은 진행성 폐암환자는 평균적으로 23.7개월 뒤에도 병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했다.

특히 렉라자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확인되는 데이터가 임상 데이터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고령 환자 및 뇌전이 환자에서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러 조건이 통제된 임상이 아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중 최대 30%가 첫 진단 시부터 뇌전이를 동반한다. 비소세포폐암의 뇌전이는 진단 후 3년 이내 50%까지 증가해 비소세포폐암과 관련된 이환율, 사망률 및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개발 당시 후보물질 개발 단계에서부터 뇌혈관장벽(BBB) 투과도가 우수한 물질을 선정했으며, 뇌전이 치료 효능은 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인 레이저301(LASER301) 임상 연구에서 렉라자의 두개강 내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iPFS)은 28.2개월로 대조군인 ‘이레사’의 8.4개월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냈다.

또 LASER301 연구의 연령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 결과에서, 65세 미만과 65세 이상 모두에서 대조군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의 위험비(HR)가 0.38과 0.51로 고령 환자에서도 충분한 효과를 나타냈는데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이런 수치를 보이며 만족스러운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렉라자 가치는 내년 중 또 한 번 점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 공개가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렉라자의 경우 아직까지 PFS에 대한 데이터만 집계돼 있으며 OS 데이터는 최종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OS는 환자에 대한 치료 시작 후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을 의미한다. 임상 중에 사망하지 않는 환자는 가장 긴 시간으로 산정해 계산한다.

항암제라는 특성상 PFS와 함께 OS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수치다. OS 데이터 집계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은 의약품 효과가 좋아 투여 받은 환자가 오랜 기간 생존하고 있다는 의미로 긍정적 해석이 가능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OS 데이터에 대해서는 존슨앤존슨으로부터 공유 받아 알 수 있는 내용이라 정확한 발표 시기와 수치에 대해서는 알기가 어렵지만 내년 중에는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MARIPOSA 연구에 따르면 대표적인 EGFR TKI 내성 변이인 ‘C797S’, ‘L718X’, ‘G724X’가 발현된 환자의 비율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투여군은 0.9%, 타그리소 투여군은 7.9%로 확인됐다.

한 명의 환자에서 2개 이상의 저항성 경로 변경(resistance pathway alteration)이 나타나는 다클론성 저항 (polyclonal resistance) 비율에서도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투여군이 27.8%로 타그리소 투여군 42.6% 대비 낮게 나타났다.

타깃하는 환자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이뤄지고 있는 크리살리스-2(CHRYSALIS-2) 임상은 S768I, L861Q, G719X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 중인데, 객관적 반응률(ORR) 51%와 PFS 19.5개월로 효과가 확인됐다. 드물게 나타나는(uncommon) S768I, L861Q, G719X 변이의 경우 전체 EGFR 변이 환자 중 10~2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밖에 렉라자 투여 용량에 대한 다양한 옵션도 더욱 다양해지면서 의료 현장에서 사용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렉라자의 경우 리얼 월드 데이터 뿐 아니라 LASER301 등의 임상에서 렉라자 투여 용량을 줄여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레이저티닙을 현재 하루 표준 용량 320㎎의 절반인 하루 160㎎ 시작 용량에 대한 적정성 확인을 위한 연구자 주도 임상 2상도 이뤄지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투여 용량 조절은 TKI 투여 환자의 이상반응 관리를 위한 일반적인 방법”이라며 “진료 현장에서의 다양한 환자 케이스에서 필요한 용량 조절 및 시작 용량에 대한 가이드 탐색 등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