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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한국은 물론 전세계 언론은 긴급 타전했다. 당시 미 CNN은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불리는 김 대통령이 150명이나 되는 경쟁 후보자들을 물리치고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설명했고, 영국 BBC 방송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화해 분위기를 조성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알렸다.
세계 각국 정상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촉진한 그의 용기와 평화는 인권존중에 달려 있다는 원칙에 대한 그의 평생의 헌신에 대한 적절한 선물”이라고 축하했고, 장 크레티앙 캐나다 총리와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도 축하 서한을 보냈다.
신군부 시절 ‘김대중 구명운동’에 열심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축하 편지를 했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내란음모 조작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자 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로, 자신이 미 대선에서 낙선하자 후임자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특별히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구명에 노력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2년 뒤 김 전 대통령은 카터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자 따뜻한 축하 답장을 보내게 된다.
김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 10일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절대적인 가치인 동시에 경제 발전과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독재자들에 의해서 일생에 다섯 번에 걸쳐서 죽을 고비를 겪어야 했다. 6년의 감옥살이를 했고, 40년을 연금과 망명과 감시 속에서 살았다”며 “1980년 군사정권에 의해서 사형언도를 받고 감옥에서 6개월 동안 그 집행을 기다리고 있을 때 저는 죽음의 공포에 떨 때가 자주 있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마음의 안정을 얻는 데는 ‘정의필승’이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저의 확신이 크게 도움을 줬다. 모든 나라 모든 시대에 있어서, 국민과 세상을 위해 정의롭게 살고 헌신한 사람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반드시 승자가 된다는 것을 저는 수많은 역사적 사실 속에서 보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