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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백신 "항노화 의약품 선두주자될 것"[불로장생이 뜬다-면역②]

석지헌 기자I 2024.09.04 09:10:31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노화도 몸 속 염증이 쌓이는 과정입니다. 건전한 면역 체계를 만들어 준다면 염증을 줄여 노화 가속을 방지할 수 있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제공= 차백신연구소)
염정선 차백신연구소(261780) 대표는 지난 7일 이데일리와 만나 “경쟁력 있는 차세대 면역증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항노화 시장에서 제대로 된 면역치료제와 백신을 만드는 기업이 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프리미엄 백신 개발사 차백신연구소는 국내 최초 독감 백신 상용화에 성공한 녹십자(006280)의 연구소장 출신 문홍모 박사와 녹십자의 연구재단인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출신 염정선 대표가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독자 개발한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 B형 간염 예방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 감염성 질환 예방을 위한 백신과 암을 치료하는 항암면역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최근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항노화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시장은 예전엔 화장품 등 일부 분야에만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의약품, 의료기기까지 확장되면서 하나의 거대 산업을 이루고 있다. 의약품, 의료기기, 기능성 화장품 분야를 포함한 글로벌 항노화 시장은 2022년 1조9674억 달러(약 2723조원)에서 2029년 2조8062억 달러(약 3885조원)로 반도체 시장(5330억 달러)보다 훨씬 크고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인을 위한 백신에 집중”

차백신연구소는 이 중 ‘노인용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이 대표적이다. ‘통증의 왕’으로 통하는 대상포진은 몸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약 70만 명에 달한다. 면역력 저하가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이며, 연령이 높을수록 발병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차백신연구소는 지난해 5월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에 대한 국내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고 올해 2월 투여를 완료했다. 내년 2월까지 1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는 독자 개발한 면역증강제 ‘리포-팜(Lipo-pam)’을 대상포진 후보물질에 더해 기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싱그릭스’ 보다 효능은 높이고 통증은 줄인 백신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리포-팜은 T세포를 활성화해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대상포진과 PHN(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할 수 있으며, 치료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대상포진 백신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상용화까지는 내년을 기준으로 짧으면 3년, 길면 5년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염 대표는 “노인은 백신을 접종해도 예방효과가 크지 않다. 나이가 들면 면역체계가 저하돼 예방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고령자에게는 예방 효과를 높인 고면역원성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우리는 항원 효과를 높여주는 ‘부스터’ 격인 면역증강제를 통해 항원을 많이 넣어 통증을 유발하지 않고도 높은 효과를 낼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밖에도 노인용 독감 백신과 노로바이러스 백신도 개발 중이다. 독감 백신도 자체 개발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백신이다. 늙은 쥐를 사용한 동물실험에서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를 사용한 백신 물질이 인플루엔자 A형과 B형 모두에서 항원만 사용한 백신보다 항체를 더 많이 유도해 높은 예방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보바이러스와 관련해 회사는 4종 노로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하는 4가 항원에 면역증강제를 적용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 시 노인 사망률이 90%에 이르며 해마다 약 2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까지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 백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단순 백신 개발사 넘어 암 예방·치료까지”

차백신연구소는 향후 노인을 위한 감염질환의 예방 백신 및 치료 백신, 암과 같은 만성질환에 대한 면역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먼저 현재 개발 중인 고형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CVI-CV-001에 대한 임상1상을 내년에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우리 기술의 장점은 암세포를 죽이는 것과 동시에 암항원에 대한 면역을 전신에서 발현되게 하는 것”이라며 “수술대에서는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 있는 암세포들까지 죽일 수 있는 백신과 치료제 개념이 혼합된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신규 플랫폼으로 mRNA 기술도 도입해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mRNA는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유전정보(DNA)를 담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떤 바이러스나 암 항원의 유전정보만 알면 이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 및 세포성 면역을 체내에서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치료단백질의 유전정보를 mRNA로 전달하여 체내에서 빠르게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다. 염 대표는 “면역증강제 플랫폼과 mRNA 플랫폼 두 개를 가진 회사로 성장하겠다”며 “면역노화를 감속시키고 노화로 인한 질환을 줄여주는 의약품을 개발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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