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제약·바이오사업을 담당하는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지난해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만큼 향후 항암제 신약을 발판삼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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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의 항암 파이프라인은 총 9개에 이른다. LG화학 전체 신약 파이프라인(22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41%에 달한다. LG화학 항암제 파이프라인은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와 두경부암 치료제 파이클라투주맙이 양축을 이루고 있다. 먼저 포티브다는 LG화학이 지난해 1월 인수한 미국 아베오파마슈티컬스의 신장암 치료제다. LG화학은 창립 이래 역사상 최대 규모인 7072억원을 투자해 아베오파마슈티컬스를 인수했다.
포티브다는 지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LG화학은 포티브다의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올해 하반기에 초기 결과가 도출될 전망이다. 이번 임상은 신장암 2차 치료제로 사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추가적인 임상시험이다.
현재 포티브다는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를 받은 재발 또는 불응성 신장암 환자의 3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LG화학은 포티브다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를 함께 병용 투여해 치료 효과를 높여 신장암 2차 치료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포티브다는 지난해 약 2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포티브다의 올해 매출을 2500억원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포티브다가 신장암 2차 치료제로 사용될 경우 LG화학의 실적 개선 폭은 확대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포티브다의 2027년 매출을 4500억원 규모로 예측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신장암 치료제 규모는 약 69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달한다.
LG화학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음성 두경부암 치료제 파이클라투주맙의 미국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파이클라투주맙은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허가를 받아 2028년 출시될 예정이다. 파이클라투주맙은 종양을 키우는 간세포 성장인자(HGF)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의 단일항체 기반 표적항암제이다. LG화학은 이번 임상 3상에서 두경부암 치료에 쓰이는 표적항암제 얼비툭스 단일 요법을 대조군으로 파이클라투주맙 및 얼비툭스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기존에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단일 요법으로 순차적 투약했거나 병용 투약했던 인유두종 바이러스 음성 두경부암 환자 중 암의 악화, 약물에 내성이 생긴 재발성 및 전이성 환자 410명을 모집해 전체 생존기간(OS)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전체 생존 기간이란 치료 시작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을 말한다.
앞서 실시한 임상 2상에서 파이클라투주맙 및 얼비툭스 병용요법 군에서 1차 효능 평가 기준을 만족했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mPFS)은 3.6개월을 나타냈다. 객관적 반응률(ORR·전체 환자 중 객관적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은 38%를 기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파이클라투주맙 및 얼비툭스 병용 요법 임상 2상 결과를 기반으로 두 조합을 패스트트랙 약물로 지정했다. 패스트트랙 제도란 미국 식품의약국이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충족할 신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운영하는 신속심사제도 중 하나를 말한다. 시장분석기업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미국 두경부암 치료제 시장은 2023년 16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서 2028년 27억달러(약 3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자체 개발 최초 신규 항암제 임상 1상 연내 진행
LG화학은 자체 개발 최초의 신규 항암제(LB-LR1109)의 미국 임상1상도 연내 진행한다. LG화학은 신약 개발 전략상 LB-LR1109의 작용기전 등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세웠다. LG화학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연구개발(R&D)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LG화학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은 3750억원으로 전년(2760억원) 대비 약 36% 증가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의 전체 매출액 대비 비중은 31.7%로 전년대비 1.4%포인트(p) 증가했다. LG화학은 국내 매출 1조원 이상의 제약사 6곳 중 가장 많은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최대 항암제시장인 미국에서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제약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LG화학은 2027년까지 3대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에 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아울러 LG화학은 2030년까지 항암과 대사질환 분야 4개 이상 신약을 미국 등 해외시장에 출시할 방침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2027년까지 매출 2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LG화학은 개발 중인 신약 판매가 본격화하는 2030년부터 매출이 매년 수천억원씩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9090억원)대비 약 30% 증가한 1조1834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제약·바이오사업에 뛰어든 대기업 계열사 중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이어 두 번째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항암제는 LG화학의 신성장동력”이라며 “항암 중심의 글로벌 톱30 제약사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