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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글로벌 비만 신약 개발 선두권 진입
4일(현지시간) 로슈는 비만약 선도물질 ‘CT-388’을 보유한 카못 테라퓨틱스를 35억 달러(한화 약 4조원) 규모로 최종 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로슈는 미국 암젠과 함께 주요 비만 시약 개발사로 급부상했다.
카못 측에 따르면 CT-388은 당뇨병유무에 관계없이 비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이며, 주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글로벌 임상 2상 준비를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CT-388은 GLP-1과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친화 폴리펩타이드’(GIP) 등에 이중 작용하는 물질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승인된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와 같은 작용기전을 가진 셈이다.
로슈 측은 CT-388을 경쟁약물인 젭바운드나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처럼 주1회 주사하는 약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회사는 카못 인수를 통해 △GLP-1 수용체 작용제로 2형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CT-966’(임상 1상 진행) △GLP-1/GIP 이중 작용제로 1형 당뇨병 환자의 비만 또는 과체중을 줄이기 1일 1회 피하 주사하는 치료제 후보물질 ‘CT-868’(임상 2상 진행) 등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 카못을 인수한 로슈가 GLP-1 계열 약물이 점령한 글로벌 비만 시장의 주요 후발주자로 우뚝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고비와 젭바운드와 비견되는 GLP-1 후발물질은 보유한 기업으로 암젠과 카못이 꼽혀 왔다.
특히 암젠은 투약 편의성을 높여 월1회 주사 방식의 GLP-1 신약 후보 ‘AMG133’의 임상 1상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젠은 AMG133의 임상 1상에서 투약후 12주 경과 시 체중감소 효능은 14.5%로 해당 경과 시점에서 위고비(6%)나 젭바운드(9%)를 넘어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슈 측은 이번에 확보한 CT-388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레비 게러웨이 로슈 최고의학책임자(CMO)는 “1b상에서 CT-388이 동급 최고 효능을 자랑했다”며 “당뇨병 유무, 투약 경로를 달리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면서 해당 시장의 주요 약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비만약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로슈가 2000년경 제니칼을 내놓으며, 비만 치료제 시장을 열었지만, 부작용 이슈와 효능이 더 뛰어난 약물에 밀렸고, 완전히 시장을 노보에게 내줬다”고 운을 뗐다. 1999년 나온 제니칼의 체중 감소 효과는 약 5%였다.
그는 이어 “로슈 산하 제넨텍 등을 통해 신개념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도 로슈가 비만으로 다시 눈을 돌린 것으로, 원래 주목받던 물질을 보유하 게된 만큼 주요 후발주자로 올라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GLP-1 신약 및 후발 주자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얘기다.
◇GLP-1 후보 3상 진입 한미...“한국인 효능·비용 최적 신약 준비”
국내에서 GLP-1 작용제 방식의 주요 후보물질 발굴 기업은 단연 한미약품이다. 회사는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자체 기술로 확보한 GLP-1 작용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 에 대한 비만 대상 임상 3상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3000억원 규모의 국내 비만 치료 시장에서 2027년경 한국인에 최적화된 신약 출시를 자신하고 있다.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시판된 GLP-1 제제는 앞서 언급한 젭바운드와 위고비 이외에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까지 3종이다. 임상을 통해 알려진 체중감소 효과는 젭바운드가 22~26%로 삭센다(10~15%), 위고비(약 20%)를 앞선다. 이중 국내 비만 시장에 나온 GLP-1 제제는 삭센다와 위고비 등 2종이다.
지난 4월 허가된 위고비를 제외하고 집계된 약물의 매출 기준으로는 국내 비만 시장은 삭센다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보험 적용없이 국내외에서 위고비를 한 달간 투약하려면 약 200만원의 비용이 드는 상황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위고비 등 시판된 약물의 임상에서 한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 비만의 양상이 서양인과 다른 우리에게 명확히 어떤 효능을 보여줄지는 더 지켜봐야한다”며 “우리는 이번에 420명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택 공장에서 이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시판된 약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어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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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한미약품은 LA-GLP·GIP·GCG(글루카곤) 등 삼중 작용제 기전의 ‘HM15275’의 전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HM15275이 GLP-1 계열 약물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근육 감소 또는 요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