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전세가격은 2018년 수준까지 하락하다가 최근 한두달 동안 2020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예를 들어 마포구 아현동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30평형대의 1개월 평균 전세가격은 최근 실거래 기준 8억2000만원 수준으로 일부 회복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파크리오 역시 30평형대의 1개월 평균 전세가격은 최근 실거래 기준으로 9억원을 기록 중이다.
NH투자증권은 하지만 구조적으로 전세가가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가격의 급격한 조정은 높아진 대출금리 때문인데, 단기간 전세대출 금리가 하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민재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빠르면 올해 말로 예상돼 하반기 전세시장 관련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고정금리 기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평균 4%대 초반까지 하락했지만,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1년 전 대비 100bp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본격적인 역전세가 하반기 시작될 것이라는 게 NH투자증권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가령 올해 하반기부터 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9억5000억원 이상, 잠실 엘스는 11억원 이상인 전세계약의 만료 시점이 돌아올 예정이라고 봤다. 단지별로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1억5000만원 이상 전세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민재 애널리스트는 “‘갭투자’ 물건이 급매로 나오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이라며 “갭투자를 한 임대인의 경우 활용 가능한 대출을 모두 썼을 가능성이 높아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 자금 확보에 실패한다면 급매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매매가격 하락이 없다고 가정하면, 실투자액의 15~20% 이상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세가 반등이 어려워 부동산 투자 진입 시점의 지표로도 활용되는 전세가율(전세가/매매가)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워 40%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서울시 기준 전세가비율은 47.8%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민재 애널리스트는 “전세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대출 금리, 역전세와 입주 확대 등으로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매매가격은 당분간 시장에서 소화될 급매로 반등하겠지만, 어려운 분양시장 등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