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세가 급반등 어려워...갭투자 물건 급매 예상"

노희준 기자I 2023.06.03 00:01:00

NH투자증권, 고금리 수준 유지...역전세 본격 시작
전세가율 반등도 어려워 당분가 40%대 머물듯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하반기 전세가격의 급격한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세가 하락으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지급하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역전세 가능성이 크고 갭투자 물건이 급매로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2일자 ‘안개속 하반기 전세시장’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급격한 하락세를 멈췄다. 지난달 부동산 114 기준 서울시 평당 전세가격은 1913만원으로 2022년 5월(평당 2160만원) 대비 11.4% 하락했다. 다만, 매달 1% 이상 하락하던 전세가격은 4월부터 낙폭을 크게줄였다.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전세가격은 2018년 수준까지 하락하다가 최근 한두달 동안 2020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예를 들어 마포구 아현동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30평형대의 1개월 평균 전세가격은 최근 실거래 기준 8억2000만원 수준으로 일부 회복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파크리오 역시 30평형대의 1개월 평균 전세가격은 최근 실거래 기준으로 9억원을 기록 중이다.

NH투자증권은 하지만 구조적으로 전세가가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가격의 급격한 조정은 높아진 대출금리 때문인데, 단기간 전세대출 금리가 하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민재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빠르면 올해 말로 예상돼 하반기 전세시장 관련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고정금리 기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평균 4%대 초반까지 하락했지만,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1년 전 대비 100bp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5대 시중은행의 대표적인 전세대출 상품은 적용 금리로 대부분 신규취급액(신잔액) COFIX를 활용한다. COFIX는 2021년 0.8%대에서 2023년 3.44%까지 상승했다. 가령 지난해 1월 전세대출 4억4000만원을 받은 A씨라면 지난해 12월까지는 전세대출 이자로 월 110만원(대출금리 3.0%)를 냈지만, 이후 기준금리 인상과 조건 변경 등으로 전세대출 이자는 월 183만원(대출금리5.0% 기준)으로 70만원 이상 늘어난다.

특히 본격적인 역전세가 하반기 시작될 것이라는 게 NH투자증권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가령 올해 하반기부터 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9억5000억원 이상, 잠실 엘스는 11억원 이상인 전세계약의 만료 시점이 돌아올 예정이라고 봤다. 단지별로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1억5000만원 이상 전세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민재 애널리스트는 “‘갭투자’ 물건이 급매로 나오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이라며 “갭투자를 한 임대인의 경우 활용 가능한 대출을 모두 썼을 가능성이 높아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 자금 확보에 실패한다면 급매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매매가격 하락이 없다고 가정하면, 실투자액의 15~20% 이상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세가 반등이 어려워 부동산 투자 진입 시점의 지표로도 활용되는 전세가율(전세가/매매가)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워 40%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서울시 기준 전세가비율은 47.8%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민재 애널리스트는 “전세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대출 금리, 역전세와 입주 확대 등으로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매매가격은 당분간 시장에서 소화될 급매로 반등하겠지만, 어려운 분양시장 등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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