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의 실적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판매하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등의 시가총액도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당뇨와 비만 치료제에 대한 절대적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매년 새로운 제품군을 지속 시장에 출시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시총 기준 3위…없어서 못 파는 비만 치료제 덕분
20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NVO)는 간밤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19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0.64% 오른 140.66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컴퍼니스마켓캡(companiesmarketcap)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전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3163억달러(약 390조)를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존슨앤존슨(JNJ)이 4432억달러(약 548조원)로 부동의 1위를 지켜냈고 일라이릴리(LLY)가 3335억달러(약 412조원)로 2위를 차지했다. 해당 순위에서 노보 노디스크는 종전에는 8~9위권에서 찾아볼 수 있었으나 최근 신고가를 연달아 경신하면서 3위까지 올랐다. 참고로 이날 기준 삼성전자(005930) 시가총액은 368조원으로 노보 노디스크 몸값보다 20조원 이상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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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노보 노디스크는 전 세계 당뇨병 시장 점유율 30%,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과반 이상을 각각 차지하는 부동의 1위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덴마크가 제약·바이오 강국이라는 건 순전히 노보 노디스크 덕분에 나온 얘기”라며 “다국가에서 영업을 하는 기업이지만, 경쟁사에 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하지 않아 덴마크 기업이라는 것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최근 시가총액을 급격하게 끌어 올린 효자는 비만 치료제로 지목됐다.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승인된 비만 치료제 ‘삭센다’는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삭센다에서만 발생하는 매출만 매년 1조원이 넘는다. 삭센다는 2010년 미국에서 승인된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의 약물재창출로 탄생했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활용해 삭센다보다 편의성과 약효를 높인 ‘위고비’를 출시했다. 삭센다는 매일 한 번씩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위고비를 일주일에 한 번씩 68주간 주사를 맞을 경우 평균 15%의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삭센다(5%)에 비해 3배 정도 효과가 뛰어난 것이다. 150달러(약 18만원)인 삭센다보다 10배 가까이 비싼 1350달러(약 166만원)선에 가격이 결정됐음에도 없어서 못 팔정도로 시장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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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의 성공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어서다. 모델 킴 카다시안이 체중을 감량할때 위고비를 사용했다는 소문이 나면서, 위고비의 판매가 급증했고, 그 영향으로 오젬픽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실제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피어스바이오테크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며 “올해도 큰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실적
최근 증시는 실적을 증명해야만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실적장세다. 노보 노디스크는 막강한 비만 치료제를 기반으로 실적은 매년 우상향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020년 이후로 매출액과 순이익, 순이익률, EPS(주당 수익) 등의 지표에서 단 한번도 꺾인적이 없다. 2021년 들어서는 성장폭이 더 가팔랐는데 매출은 1408억크로네(약 2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91% 늘었고, 영업이익은 578억크로네(약 7조2100억원)로 12.15%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미 확정된 1~3분기 매출과 순이익 등을 보면 2021년에 비해 20~30%의 성장세를 보여서다.
올해는 생산 문제가 해결되면서 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바이오투자 업계 관계자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성공이 국내 테마를 형성할 정도”라며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의심이 없는데, 생산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한 이슈가 있었다.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생산 이슈가 해소됐다고 공언을 하면서 기대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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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항암제 등에 밀려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에 관심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쪽에서 좋은 소식이 나오고 있고 비만과 비알콜성지방간(NASH)등의 영역에서 유의미한 이벤트들이 나오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