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메쉬코리아…대표이사 교체로 새 국면 맞나

김근우 기자I 2023.01.17 06:01:21

이사회 조만간 개최…이번주 보다는 다음주에 무게
hy, 800억 투입해 65% 지분 인수 추진
법원 선택지 P플랜 포함 3가지로 ''복잡''
용역·하청업체도 도산 위기…정상화 시급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자금난을 겪고 있는 메쉬코리아의 운명이 경영진간 불화까지 더해지며 더 오리무중 상태에 빠졌다. 김형설 부사장을 주축으로 한 사내 이사진이 창업자인 유정범 의장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유 의장 해임안을 의결하기로 하고 이에 앞서 별도 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신청하면서 생사기로에 놓인 메쉬코리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사진=메쉬코리아 제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 중심의 사내 이사진은 대표이사 교체를 안건으로 상정하는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 추측하는 것과 달리 이번주 내로 이사회가 열리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 의장이 이사회 개최를 다소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제 열릴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다음주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유 의장이 이사회 소집 요구에 지속적으로 응하지 않는다면 김 부사장이 직접 이사회를 소집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메쉬코리아의 새로운 인수 후보인 hy로의 지분 매각을 위한 유상증자 안건 역시 이번 이사회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hy는 약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약 65%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부사장 중심의 사내 이사진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ARS 의견서를 회생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법원의 선택지는 3가지가 됐다. 기존 유 의장 중심의 자율구조조정(ARS)과 OK금융그룹의 P플랜에 더해 김형설 부사장과 사내 이사진이 주축이 된 ARS다. 다만 hy 측이 지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대표이사 교체를 내건 것으로 알려진 만큼 법원이 어떤 의사결정을 할지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부사장과 사내 이사진이 새로운 ARS를 들고 나온 것은 그간 유 의장 중심의 자금 변제 계획이 다소 더뎠을뿐더러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알려진 투자사 역시 불분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의장 측은 최근 외부 투자자 2곳으로부터 4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투자확약서(LOC)까지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이를 쉽게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유 의장 측이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을 당시에도 투자사에서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반면 hy 측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분 유치를 추진하는 것이 사실이며 알려진 거래규모로 투자할 의향이 있는 것 역시 맞다”고 밝혔다. hy가 메쉬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신사업인 기업간 거래(B2B) 물류 서비스 사업의 확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y는 프레시 매니저를 주축으로 600여개의 물류거점, 냉장 카트 등 전국에 구축된 콜드체인 배송 인프라를 다른 회사에 제공하는 물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취급 상품의 다양화와 함께 기존 물류망, 정보기술(IT)을 흡수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복안이다. 일각에서는 한 때 매각에 반대한 솔본인베스트먼트 역시 최근 hy의 지분 인수 방안이 담긴 김 부사장 중심의 ARS에는 암묵적인 동의 의사를 표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메쉬코리아의 생사여부는 관련 용역·하청업체에도 중요한 문제다. 대금 지급이 미뤄지면서 도산 우려에 직면한 곳도 나오고 있다. 최근 진코퍼레이션은 메쉬코리아에 용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받지 못한 대금 14억29000만원에 대한 변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단계 물류)에 집중하며 올 상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사내 구성원 모두가 회사의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메쉬코리아의 채권단은 OK캐피탈, 주요 주주는 네이버(18.48%), GS리테일(18.46%), 현대차(8.88%), 솔본인베스트먼트(7.51%)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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