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2024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016360)이다.
현재 리딩 파이프라인 간암 치료제 ‘RZ-001’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악성교모세포종에 대한 임상도 올해 안에 시작할 예정이다. ‘RZ-001’의 경우 임상 1상에서 안전성 등 우수한 데이터가 확인이 되면 올해 하반기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도 기대해볼 만 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들도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글로벌 10위권 제약사에서 라이센싱을 전제로 한 검증 목적으로 복수의 파이프라인 물질을 요청했다. 계약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알지노믹스 핵심 기술은 ‘RNA 편집’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알지노믹스의 핵심 기술이다. 알지노믹스는 RNA 치환 효소 플랫폼을 바탕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한다. 질병과 관련된 표적 RNA를 제거하고, 동시에 치료 효과가 있는 RNA로 교체해주는 기술이 핵심이다. 오래된 개념이지만 안전성과 효율성, 특이성 측면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실제 기술로 발전되지 못한 상황이엇다. 하지만 알지노믹스가 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
그는 “반면 근육과 신경, 망막세포와 같은 분열하지 않은 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적응증에서는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와 같은 DNA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영속적으로 RNA 치환효소를 발현하게 해 DNA 수정없이도 유전자편집을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리 고유의 기술이 잘 적용될 수 있는 적응증을 찾아서 개발을 하고 있다. 희귀질환과 접근하기 힘든 질환들을 공약해 ‘니치 블록버스터’를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외 경쟁사는 빅파마와 兆단위 딜
시장에서 RNA 편집 기술이 어느정도의 가치를 인정받는지 보려면 해외 경쟁사들의 딜 을 참고해볼만 하다. 나스닥 상장사 프로큐알 테라퓨틱스(PRQR)는 지난 2021년 일라이 릴리(LLY)와 맺었던 라이선스 계약을 최근 확대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급반등했다. 당시 프로큐알과 릴리가 맺었던 딜은 12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였다.
로슈는 더 큰 베팅을 했다. 로슈는 미국 RNA편집 기술 바이오테크 쉐이프 테라퓨틱스의 RNA 표적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총 30억달러(약 3조 800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알지노믹스의 RNA 편집 기술은 이들 업체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그는 “알지노믹스 RNA 편집기술은 표적부위 이후의 잘못된 RNA 부분을 통째로 정상 RNA로 치환, 교정하는 기전이라는 점에서 경쟁사 기술과 차이가 있다”며 “환자들마다 각기 다른 무수한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에도 하나의 치료제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
주요 파이프라인은 간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RZ-001’이다. 지난해 6월 국내 임상 1상을 허가 받아 진행중이고 같은해 10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다국가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RZ-001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로 리보핵산 치환효소를 전달해 암세포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텔로머라아제’ RNA를 표적한다. 동시에 항암작용을 유도하는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기전이다. 이 대표는 “최근 1상 투여가 시작됐다”며 “작년 말 악성교모세포종 국내 임상 IND를 신청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FDA에 IND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지노믹스는 항암제 파이프라인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료제,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증, 레트증후군 등 플랫폼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중 힘이 실리는 곳은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로 개발중인 ‘RZ-004’다.
그는 “올해 9월에 미국에 임상을 위한 IND를 신청할 것”이라며 “해로운 유전자를 없애고, 좋은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모달리티를 고려했을 때 알지노믹스 기술로 잘 구현해 낼 수 있는 질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임상 결과 고무적인 결과를 받을 수 있었고,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혁신치료제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
알지노믹스는 최근 원형RNA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구조체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대표는 “국내 특허는 등록이 됐고, 미국과 주요국가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원형 RNA는 mRNA보다 생체 내 안정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난 새로운 형태의 RNA로 체내에서 더 많은 양의 치료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경쟁사로 볼 수 있는 바이오테크 ORNA가 글로벌 빅파마 머크(MRK)와 36억5000만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의 딜을 체결했다. 계약금만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수준의 대형 계약이다.
그는 “원형RNA는 mRNA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mRNA는 여러 특허 이슈가 있고 만드는 공정도 복잡하지만, 알지노믹스의 원형RNA는 한 번의 공정으로 만들 수 있다. 알지노믹스가 고유의 원형RNA 기술을 갖고 있고, 기존 기술과는 다른 구조적, 성분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